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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이상행동은 언제부터 치료가 필요한가? 심리학적 판단 기준

by 심리학. 2025. 6. 10.

기분이 가라앉고, 아무에게도 연락하고 싶지 않고, 일상이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 날을 겪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될 때 우리는 고민하게 됩니다.

 

“이게 단순한 기분 탓일까, 아니면 내가 뭔가 이상한 걸까?”

 

현대 사회에서 ‘이상행동’이라는 말은 여전히 낙인처럼 작용합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스스로를 숨기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모든 불편한 감정이나 특이한 행동을 곧바로 정신질환이나 치료의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상행동이라는 개념은 여러 심리학적 기준을 토대로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느끼는 정서적 변화가 언제부터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판단되는지, 심리학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이상행동’을 분류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합니다.

 

단순한 자가 진단이 아닌, 나와 주변 사람을 이해하고 돌보는 데 필요한 실제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상행동, 심리상담, 치료시점, 정신건강, 심리학기준, dsm진단, 감정조절, 불안장애, 우울증증상, 심리학정보


목차


1. 이상행동의 심리학적 정의

‘이상행동’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흔히 ‘정상적이지 않다’, ‘이상하다’는 식으로 단순히 평균에서 벗어난 행동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지만, 심리학에서는 보다 명확하고 정교한 기준에 따라 정의됩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이상행동은 단순히 눈에 띄는 행동이나 특이한 성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개인이 경험하는 내면의 고통, 행동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그리고 사회적 기능의 손상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즉, 이상행동은 다음과 같은 특징 중 하나 이상을 만족할 경우 고려됩니다.

  1. 개인적 고통: 스스로가 감정적으로 심한 고통이나 불편함을 지속적으로 느끼고 있을 때
  2. 기능의 저하: 일상적인 역할 수행(일, 학업, 대인관계 등)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때
  3. 사회적 일탈: 문화나 사회가 설정한 규범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일 때
  4. 예측 불가능성: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극단적이거나 비일관적인 반응을 보일 때
  5. 위험성: 자기 자신 또는 타인에게 물리적·정신적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을 때

이러한 기준은 ‘병이다 vs 병이 아니다’처럼 흑백논리로 구분하지 않고, 인간 행동의 다양성과 맥락을 고려하여 지속성, 강도, 맥락적 적절성을 함께 분석합니다.

 

또한, 시대와 문화에 따라 이상행동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문화에서는 영적인 체험으로 존중받는 행동이 다른 문화에서는 비정상으로 간주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상행동은 단순히 객관적인 ‘정상-비정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문화적 기준과 개인의 기능 저하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심리학적 판단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상행동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들과 다른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행동이 개인에게 어떤 고통을 주고, 삶의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해석되는가에 따라 정의되는 개념입니다.

 

이는 심리학이 단지 행동의 표면이 아닌, 그 이면에 있는 인간의 삶 전체를 이해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2. 일시적 반응 vs 치료가 필요한 상태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정서적 흔들림을 겪습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불안, 인간관계에서의 실망감, 상실로 인한 우울 등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심리 반응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이 모두 치료를 요하는 정신질환인 것은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일시적인 반응’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를 구분하는 데 있어 지속성, 강도, 일상 기능 저하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습니다.

 

단지 기분이 나쁜 날과 실제 심리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1. 지속 시간의 차이

  •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하지만 슬픔, 불안, 분노 등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단순한 기분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 특히 우울, 무기력, 불면, 식욕 변화 등이 2주 이상 반복되면서 점차 삶의 의욕을 잃는다면, 이는 우울증 등 임상적 개입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2. 감정 조절 능력의 유무

  • 일시적 감정 변화는 어느 정도 자가 조절이 가능합니다.
  • 예를 들어, 슬플 땐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취미 활동을 하며 회복됩니다.
  • 반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감정의 조절이 어려워지고, 본인의 의지로는 벗어나기 힘든 상태에 도달합니다.
  • 감정이 갑작스럽게 폭발하거나, 사소한 자극에도 지나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3. 일상 기능 저하 여부

  •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는 생활 기능의 변화입니다.
    • 예전에는 즐겁게 하던 활동이 이제는 무의미하거나 피곤하게 느껴진다.
    • 회사나 학교에 가는 것이 부담스럽고 자주 결근하거나 지각한다.
    • 사람들과의 만남이 두렵고 고립을 선택하게 된다.
  • 이런 변화는 단순히 기분이 나빠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가 영향을 받는 ‘심리적 기능 저하’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4. 반복성과 재발 여부

  • 정서적인 어려움이 특정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사라지는 경우는 정상적인 심리 반응에 가깝습니다.
  • 하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반복되거나, 뚜렷한 계기 없이 자주 심리적 불안정 상태가 나타난다면 보다 정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5. 자기 파괴적 사고의 출현

  • 자존감 저하, 자기혐오, 죽음에 대한 생각이 지속적으로 떠오르는 경우는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 비록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고가 일상에서 자주 떠오른다면 전문가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처럼 단순한 기분 변화와 치료가 필요한 상태는 지속성, 통제력, 일상 기능, 반복성, 사고 내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분해야 합니다.

 

감정이 흔들리는 것 자체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그 변화가 계속되고 삶의 균형을 무너뜨린다면, 그때는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도움받을 권리를 우선시하는 것이 건강한 선택입니다.

 

치료는 우리가 약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행위입니다.


3. 심리학적 판단 기준 5가지

심리학에서는 특정 행동이나 감정 상태가 ‘이상행동’인지 아닌지를 단일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행동은 매우 복합적이며, 각기 다른 맥락과 배경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복수의 심리학적 판단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다음은 이상행동을 평가할 때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인 5가지 기준입니다.


1. 통계적 희귀성 (Statistical Infrequency)

통계적으로 인구 집단 내에서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행동이나 경험은 이상행동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예:

  • 하루 20번 이상 반복적으로 손을 씻는 강박 행동
  • 2~3일간 한숨도 자지 않고 과도하게 말하거나 활동하는 조증 상태

단, 모든 희귀한 행동이 병리적인 것은 아닙니다.

 

예술적 천재성이나 특출난 능력도 통계적으로는 드물지만 이상행동은 아니기 때문에, 이 기준은 반드시 다른 요소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2. 사회적 일탈 (Social Deviance)

사회적, 문화적 규범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주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경우입니다.

예:

  • 공공장소에서 부적절한 복장이나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경우
  • 전혀 맥락에 맞지 않는 대화나 표정을 반복하는 등 상황 부적절 행동

문화에 따라 ‘정상’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기준은 문화적 맥락을 고려해 해석해야 하며, 낙인보다는 이해의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3. 개인적 고통 (Subjective Distress)

개인이 스스로 심리적 고통, 불안, 우울, 무기력 등을 겪고 있다고 인식할 때, 이는 이상행동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예:

  • 외견상 평범해 보이지만, 자신은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인 공허감이나 불안을 느끼는 경우
  • 반복적으로 “사는 게 힘들다”, “무기력하다”는 표현을 자주 하며, 감정적 소진을 호소하는 경우

심리학에서는 당사자의 내면적 고통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외부에서 이상해 보이지 않아도, 그 고통이 깊다면 개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기능적 손상 (Functional Impairment)

이 기준은 실제 생활에서의 역할 수행에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학업, 직장, 가족 관계, 자기관리 등 일상 기능에 현저한 저하가 있을 경우입니다.

 

예:

  • 불면과 무기력으로 인해 업무나 수업에 지속적으로 지장을 받는 경우
  • 사람을 피하고 대인관계를 극단적으로 회피하여 고립되는 상태

기능적 손상은 치료 필요성의 가장 강력한 신호 중 하나입니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정도를 구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5. 비합리성과 예측불가능성 (Irrationality and Unpredictability)

감정, 언행, 반응이 비현실적이거나 비합리적으로 보이고, 그 변화가 너무 극단적이거나 예측 불가능할 때 이상행동으로 판단합니다.

예:

  • 평범한 상황에서도 분노가 폭발하거나 극단적인 공포 반응을 보이는 경우
  • 말을 하다 갑자기 울거나 웃는 등 감정 반응의 급격한 변화가 자주 발생하는 경우

이러한 반응은 정서 조절의 어려움이나 인지적 왜곡이 반영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 기준은 각기 독립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하며 총체적으로 판단하는 데 활용됩니다.

 

심리학적 진단은 단순히 이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행동이나 감정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통해 우리는 ‘이상행동’을 낙인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회복을 위한 출발점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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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전문가가 치료를 권유하는 대표적인 신호

우울하거나 불안한 감정은 누구나 겪는 것이며,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그러나 어떤 심리적 변화는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 정신 건강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신호들이 일정 기간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심리 상담 또는 진단 평가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1. 감정 조절이 되지 않고 일상에 영향을 줄 때

  • 화, 슬픔, 불안, 두려움 등 감정이 쉽게 폭발하거나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경우
  • 사소한 자극에도 과민 반응을 보이며,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

감정이 단지 ‘느껴지는 것’을 넘어서 행동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이는 심리적 개입의 중요한 시점입니다.


2. 수면, 식사, 체력 등의 신체 기능이 무너질 때

  • 밤에 잠이 오지 않거나, 자주 깨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 평소보다 식욕이 급격히 줄거나 반대로 폭식하는 경향이 나타날 때
  • 피곤하지 않아도 무기력하고 지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는 가장 먼저 신체 기능에 영향을 주며, 이는 정신질환의 초기 신호로 자주 관찰됩니다.


3. 자기비난과 자존감 저하가 극심해질 때

  •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다”, “내가 없어져야 모두가 편할 거야”와 같은 극단적인 자기비하가 반복될 때
  •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를 용납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자책하는 태도가 지속될 때

지나친 자기비난은 우울장애, 불안장애, 성격장애 등과 깊이 연결된 인지 왜곡일 수 있으며, 반드시 조기 개입이 필요합니다.


4. 인간관계가 반복적으로 단절되거나 불안정할 때

  •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주 끊어지거나, 감정 기복으로 인해 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경우
  • 타인의 시선, 평가, 반응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여 사회적 회피나 고립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

건강한 관계 맺기가 어려워지고, 타인과의 유대가 스트레스로 변할 때, 이는 심리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5.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오를 때

  • “그냥 사라지고 싶다”, “사는 게 너무 버겁다”는 생각이 자주 머릿속을 맴도는 경우
  • 구체적인 자해 계획이나 실행 충동이 느껴지는 경우

이는 즉각적인 전문 개입이 필요한 위기 신호입니다.

 

설령 그 생각을 실행할 의지가 없다 하더라도, 그런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는 자체만으로 심각한 내적 고통의 신호입니다.


6. 일상 기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

  • 출근, 등교, 청소, 식사 같은 기본 생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버겁고 피로한 상태
  • 해야 할 일 앞에서 아무 의욕도 느끼지 못하고, 모든 활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경우

이러한 기능 저하는 단순한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우울이나 번아웃 상태의 주요 증상일 수 있습니다.


심리 전문가가 치료를 권유하는 대표적인 신호들은 단지 ‘특이한 행동’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와 고통의 누적입니다.

 

이런 신호가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병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할수록 회복은 더디고, 삶의 질은 점점 낮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적절한 시점에 도움을 받는다면, 회복은 생각보다 빠르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심리적 고통은 약함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우리는 육체의 통증 앞에서는 병원을 찾듯, 마음의 신호에도 동일한 기준과 자비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지금 내 상태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5. 이상행동을 대하는 자세

이상행동이라는 말은 종종 사람들에게 낯설고 두려운 단어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어떤 행동이 조금 다르거나 감정 기복이 보일 때, 무심코 ‘이상하다’거나 ‘문제 있다’는 판단부터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은 이상행동을 이해의 대상으로 봅니다.

 

단지 그 사람이 이상하거나 부족해서가 아니라, 복잡한 감정, 스트레스, 생물학적 요인, 환경적 압력 속에서 그와 같은 반응이 나타났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상행동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1. ‘정상 vs 비정상’의 이분법에서 벗어나기

모든 사람의 행동은 다양한 스펙트럼 위에 존재합니다.

 

어느 누구도 항상 완벽히 이성적이거나, 언제나 기분이 좋은 상태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감정의 기복, 충동적 행동, 피로와 무기력은 인간의 일부입니다.

 

이상행동을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두 극단으로 나누는 시선은 자칫 고통받는 사람에게 낙인과 수치심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이질성보다, 그 행동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입니다.


2. 판단보다는 경청과 공감의 자세

누군가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 그 사람에게 “왜 그래?” “좀 이상해졌어”라고 말하기보다는, “요즘 좀 힘들어 보여, 무슨 일 있었어?”처럼 감정 상태에 귀를 기울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상행동은 고통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어색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말과 행동도, 그것이 그 사람의 불안, 공포, 외로움, 좌절의 신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3. 조언보다 필요한 것은 ‘존재의 확인’

심리적으로 힘든 사람에게는 과도한 조언이나 해결책보다, 옆에 있어주는 사람의 존재감이 더 큰 힘이 됩니다.

 

“그럴 수도 있지,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


“말 안 해도 돼. 그냥 네 옆에 있을게.”

 

이런 말 한마디가 어떤 경우에는 약보다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은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난보다 기다림과 지지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4. 자기 자신을 대할 때도 같은 원칙 적용하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에게도 관대할 것입니다.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하거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싶고, 감정이 반복적으로 요동치는 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가 지금 지쳤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왜 이러지?’, ‘내가 이상한 건가?’라는 자기비난 대신, “지금 내가 흔들릴 만한 이유가 있었을지도 몰라.”


“조금 멈춰도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어야 합니다.


5. ‘도움 요청’은 결코 약함이 아니다

이상행동을 겪는 사람, 그리고 그러한 감정의 진폭을 경험한 나 자신이 도움을 요청하는 순간은 ‘약해지는 시점’이 아니라, 회복을 시작하는 첫 걸음입니다.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 병원을 찾는 것, 가까운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은 심리적 자립을 위한 매우 건강한 행동입니다.

 

고통은 감추거나 억누를수록 더 깊어집니다. 반면 드러낼수록, 말할수록, 공유할수록 치유의 가능성은 가까워집니다.


우리는 모두 감정적으로 ‘흔들릴 권리’를 가진 존재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흔들림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태도입니다.

 

이상행동을 대할 때, 그리고 나 자신의 불안정함을 마주할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이해와 연결, 그리고 따뜻한 시선입니다.

 

이상행동은 단절이 아니라, 누군가와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6. 요약: 이상행동, 판단보다 이해가 먼저다

이상행동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낯설고 무겁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상행동은 단지 누군가 ‘이상하다’는 낙인을 찍기 위한 말이 아니라, 누군가의 고통이 삶의 기능을 해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심리학에서는 특정 감정이나 행동이 이상행동으로 간주되는 데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습니다.


단순히 남들과 다르다고 해서 이상한 것도 아니며, 일시적인 감정의 기복이 곧 치료가 필요한 상태도 아닙니다.


이상행동을 판단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

  • 감정이나 행동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 그 상태가 일상생활에 실질적인 손상을 주고 있는지
  • 개인이 고통을 얼마나 주관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 사회적 맥락이나 문화적 기준에서 심하게 벗어난 행동인지
  • 해당 반응이 충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지

‘치료’란 단어가 주는 부담을 덜어야 한다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감기에 걸려 병원을 가듯, 마음이 지쳤을 때 휴식과 도움을 받는 건강한 선택입니다.

 

오히려 문제는 이상행동의 징후가 보이는데도 참고, 숨기고, 방치하다가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입니다.


적절한 시점에 전문가의 개입을 받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자기 보호의 시작입니다.


이상행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 이상행동은 ‘비정상’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맥락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타인의 이상행동을 마주했을 때, 당황하거나 평가하기보다, 그 이면의 감정과 사연을 상상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 무엇보다, 나 자신의 감정 변화에도 민감하고 따뜻하게 반응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어느 시점에서는 흔들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상행동은 그런 흔들림의 또 다른 언어일 수 있습니다.

 

판단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라고 묻는 마음.


그 한마디가 이해를 열고, 이해는 연결을 만들며, 연결은 회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제는 이상행동을 낙인이 아닌, 돌봄과 대화의 시작점으로 바라볼 때입니다.


이상행동은 더 이상 ‘이상한 사람’을 가리키는 낙인의 언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구조 요청이며, 누군가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무거워진 감정의 무게일 수 있습니다.

 

심리학은 그런 신호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그리고 인간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로 발전해왔습니다.

 

이상행동은 통계적 기준, 사회적 맥락, 개인의 고통, 기능 저하 여부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행동이 어떤 삶의 맥락 속에서 나타났는지를 보는 시선입니다.

혹시 지금, 누군가가 반복적으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면 혹은 내가 어느 순간부터 감정적으로 무너져 있음을 느끼고 있다면 그건 ‘이상한 상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모두 감정적으로 흔들릴 권리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리고 누구든, 어떤 시점에서는 누군가의 다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상행동이라는 단어가 언젠가는 ‘판단’이 아니라 ‘공감’의 언어가 되기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 첫 번째 시선이 따뜻하게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