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본래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일까?”
도덕이란 사회가 만든 가면일 뿐, 인간은 본성적으로 타인을 해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일까?
성악설은 오랜 시간 동안 인간 본성을 바라보는 대표적인 관점 중 하나로, 특히 동양 철학에서는 순자에 의해 체계화되었습니다.
그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욕망에 지배되며, 도덕과 규범은 외부로부터 교육받아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고전적 관점은 단지 철학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현대 심리학, 특히 진화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은 이 주장과 놀랍도록 닮은 결론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성악설의 본질과, 이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목차
1. 성악설이란 무엇인가?
2. 성악설의 철학적 배경: 순자의 주장
3. 진화심리학의 관점: 이기적 유전자
4. 사회심리학의 실험: 인간의 어두운 본성
5. 성악설을 지지하는 심리학 이론들
6. 반론: 인간은 정말 악한 존재인가?
1. 성악설이란 무엇인가?
성악설(性惡說)은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이고 욕망에 충실한 존재라는 주장입니다.
선한 행동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 교육과 규율에 의해 학습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라는 입장이죠.
2. 철학적 기원: 순자의 주장
중국의 유학자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악하다”고 단언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 욕망을 가지고 있으며, 도덕은 인위적인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상태에서는 혼란스럽고, 법과 교육, 예절이 없다면 결국 서로 해치게 됩니다.
이 관점은 훗날 홉스(Thomas Hobbes)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이론과도 맥을 같이 합니다.
3. 진화심리학의 관점: 이기적 유전자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을 자연선택의 산물로 보는 심리학의 한 분야입니다.
이 관점에서 인간의 본성은 선이나 악이라는 도덕적 구분보다는,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한 전략적 행동으로 해석됩니다.
핵심 전제: 생존과 번식을 위한 심리적 메커니즘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적응적 도구함(toolkit)'으로 봅니다.
즉, 인류가 수십만 년간 살아남기 위해 발전시켜온 심리적 메커니즘들이 지금의 본성을 구성한다는 뜻이죠.
- 두려움, 질투, 공격성, 식욕, 성욕 등은 진화적 적응의 결과
- 공감, 협동, 양육 본능 또한 유전자 보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선택된 것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The Selfish Gene(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의 행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우리는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운반체(vehicles)’에 불과하다.
유전자는 오직 자신을 복제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이다.”
이 주장은 도덕, 선의, 이타성조차도 궁극적으로는 유전자의 이기심에 기초한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예:
- 부모가 자식을 지키는 행동 → 자신의 유전자를 보호하는 행위
- 형제가 서로 도우려는 경향 → 혈연 선택(kin selection)
- 타인에게 잘해주는 행동 → 상호 이타성(reciprocal altruism) = “내가 도와주면 너도 나중에 도와줘”
이런 행동들이 도덕적이기보다는 계산된 생존 전략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인간의 이기적 본성은 전략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이기심을 단순한 악의 표현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복잡한 생존 게임의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 자원 경쟁 상황: 타인을 밀어내고 내 이익을 챙기는 쪽이 생존 확률 ↑
- 짝짓기 경쟁: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상대와 번식하려는 본능적 행동
- 사회적 서열: 권력을 얻고 유지하려는 욕망도 유전자의 자기 복제 전략
즉, 우리가 흔히 ‘악하다’고 평가하는 행동(거짓말, 경쟁, 폭력 등)은 진화론적으로 효율적인 생존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실생활 예시로 이해하는 진화심리학적 본성
상황 | 표면 행동 | 진화심리학적 해석 |
친구가 성공할 때 질투 | 부정적 감정 | 자원/짝짓기 경쟁에서의 비교 불리 인식 |
아이를 위한 자기 희생 | 이타적 행동 | 유전자의 직계 보존 |
낯선 이를 경계함 | 차별/편견 | 집단 외부 위협에 대한 본능적 방어 |
‘이기적 유전자’가 곧 ‘성악설’을 뜻하는가?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단정짓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에서 성악설과 철학적으로 유사한 결론을 가집니다:
-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 전략을 탑재하고 태어난다
- 이타성은 계산된 전략일 수 있다 (진정한 무조건적 선의는 드물다)
- 도덕성은 후천적 규범 혹은 문화 진화의 산물일 가능성 ↑
이러한 관점에서 진화심리학은 성악설을 과학적으로 보완하거나 부분적으로 지지하는 심리학적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4. 사회심리학의 실험: 인간의 어두운 면
사회심리학(social psychology)은 인간이 집단, 권력, 상황 속에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이 분야에서 진행된 수많은 고전 실험들은 인간이 특정 조건 아래서 도덕성을 빠르게 상실하고,심지어 잔혹한 행동조차 합리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세 가지 실험은 다음과 같습니다:
4-1. 스탠포드 감옥 실험 (Philip Zimbardo, 1971)
“평범한 사람도 상황이 주어지면 악해질 수 있다.”
- 실험 구조:
- 평범한 대학생 24명을 무작위로 ‘교도관’과 ‘수감자’ 역할로 배정
- 스탠포드 대학 지하에 가짜 감옥을 만들고, 상황극을 시작
- 결과:
- 단 이틀 만에 교도관 역할의 학생들이 모욕, 고문, 심리적 폭력을 가하기 시작
- 수감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무기력, 복종 행동을 보임
- 실험은 원래 2주 계획이었으나 6일 만에 조기 종료
- 의의:
- 권력, 역할, 집단 구조만으로도 사람은 쉽게 악한 행동을 할 수 있다
- ‘성악설’을 단순 본성보다는 상황 속에서 발현되는 경향성으로 설명
- Zimbardo의 결론:
- “악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4-2. 밀그램 복종 실험 (Stanley Milgram, 1961)
“사람은 타인의 고통보다 권위자의 명령을 더 따르는가?”
- 실험 구조:
- 참가자에게 “기억력 실험”이라고 안내
- 참가자는 ‘교사’, 조작된 인물은 ‘학습자’ 역할
- 오답을 말할 때마다 점점 더 강한 전기충격을 가하게 유도 (실제로는 충격 없음)
- 결과:
- 참가자의 65%가 450볼트까지 충격을 가함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수준)
- ‘학습자’가 비명을 지르고 애원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계속 진행
- 의의:
- 인간은 타인의 고통보다 권위자의 지시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하다
- 개인의 도덕적 판단이 상황과 명령 앞에서 무너질 수 있음
- Milgram의 결론:
- “평범한 사람이 극단적인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은 인간 본성의 어두운 진실이다.”
4-3. 제인 엘리엇의 ‘파란 눈 실험’ (1968)
“차별은 학습되는 것이며, 누구나 쉽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
- 실험 구조:
- 초등학생들을 눈 색깔로 구분 (파란 눈 vs 갈색 눈)
- 교사가 “파란 눈이 우월하다”고 규정하며 차별적 대우
- 결과:
- 우월하다고 규정된 학생들은 거만해지고 공격적으로 변함
- 열등하다고 규정된 학생들은 수치심, 위축, 성적 저하를 보임
- 단 하루 만에 집단 간 편견, 차별, 권력구조가 형성
- 의의:
- 차별과 악의 행동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학습과 구조 속에서 생성된다
- 인간은 극히 간단한 기준(눈 색깔)만으로도 타인을 배척하고 억압할 수 있다
종합적 해석: 상황이 만든 악
이 세 실험은 인간의 심리 구조 자체에 악한 경향성이 존재하며,그것이 특정 조건(권위, 역할, 집단, 경쟁, 위계)에서 쉽게 표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조건 | 인간의 반응 |
권위자의 명령 | 도덕성보다 복종이 우선됨 (밀그램 실험) |
집단 역할 부여 | 권력자 역할에 따라 폭력성 증가 (스탠포드 실험) |
단순한 차별 기준 | 우월감, 혐오, 공격성 발생 (제인 엘리엇 실험) |
성악설과의 연결
이러한 실험 결과는 철학적 성악설을 심리학적으로 뒷받침하거나 재구성하는 근거가 됩니다.
- 인간은 타인을 배려하는 도덕성보다, 사회적 맥락 속에서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더 쉽게 선택할 수 있음
- 선은 학습과 규범을 통해 유도해야 유지되지만, 악은 매우 작은 자극만으로도 유발될 수 있음
- 이는 순자의 성악설 핵심 주장인 “도덕은 인위적 통제의 산물”이라는 논리와도 일치합니다
5. 성악설을 지지하는 심리학 이론들
고전 철학에서 출발한 성악설은, 인간이 욕망에 충실하고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존재라는 입장을 담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현대 심리학의 여러 이론과 실험은 이 주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성악설과 맞닿아 있는 대표 심리학 이론들을 살펴봅니다.
5-1. 이기적 유전자 이론 (Richard Dawkins, 1976)
- 핵심 내용: 인간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하기 위한 전략이다.
- 성악설과의 연결:
- 인간의 협동, 이타성조차 유전자 보존을 위한 계산된 행동일 수 있음
- ‘도움’이라는 행위도 결국은 자기 이익을 위한 진화적 전략
요약: 겉으로 선해 보여도, 내면은 자기 유전자의 생존을 위한 이기적 동기가 깔려 있다.
5-2. 공격성 이론 (Konrad Lorenz 등)
- 핵심 내용: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적인 공격 성향(aggression instinct)을 가지고 태어난다.
- 심리학적 근거:
- 공격성은 특정 자극이나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유발
- 이는 적응적 기능으로, 생존과 경쟁에서 유리한 행동
- 예: 아이들 간 장난감 경쟁 → 신체적/언어적 공격 행동은 자연스러운 반응
요약: 공격성은 교육 부족이 아니라, 인간이 본래 지닌 진화적 본성일 수 있다.
5-3.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
- 핵심 내용: 인간은 무의식 속에 억압된 원초적 욕망(id)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공격성과 파괴 충동까지 포함한다.
- 구조:
- 이드(id): 본능적 욕망 (쾌락, 성욕, 공격성 등)
- 자아(ego): 현실과 타협
- 초자아(superego): 도덕, 규범
- 성악설과의 연결:
- 인간의 가장 깊은 심층에는 반사회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욕망이 존재
- 사회화는 이 욕망을 ‘억누르는’ 과정에 불과
요약: 인간은 본래 욕망과 공격 본능을 지닌 존재이며, 도덕은 외부 통제의 결과다.
5-4. 욕구 위계 이론 (Abraham Maslow)
- 핵심 내용: 인간은 기본적인 생존 욕구부터 차근차근 상위 욕구로 발전한다.
- 하위 욕구: 생리적 욕구 → 안전 욕구 → 사회적 욕구
- 상위 욕구: 존중 → 자아실현
- 성악설과의 연결:
- 하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이기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됨
- 선함은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일 뿐, 본성은 욕구 충족을 위한 이기성에 가깝다
요약: 인간은 근본적으로 결핍 상태에서 이기적이며,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도덕적’일 수 있다.
5-5. 내집단 편향(Ingroup Bias)과 집단이기주의
- 핵심 내용: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에 더 많은 호의를 보이고, 외집단에 차별적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 사회심리학 실험:
- 최소집단 실험(Minimal Group Paradigm): 무작위로 나눈 집단조차도, 금세 내집단 우대 행동이 발생
- 성악설과의 연결:
- 선과 도덕은 보편적이기보다는 선택적이고 조건부임
-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내면화하고 있음
요약: 인간은 누구에게나 선하지 않다. 내 편에게만 선하고, 남에게는 무자비할 수 있다.
5-6. 상호주의적 이타성 (Reciprocal Altruism)
- 핵심 내용: 인간은 ‘도움을 주는 행위’조차도 언젠가 보답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실행한다.
- 실험 예시:
- 무작위 상호작용 상황에서, 사람들은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대에게만 이타적 행동을 보임
- 성악설과의 연결:
- 무조건적인 선의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보상 가능성이 있을 때만 친절해짐
요약: 도덕은 내면의 가치라기보다, 계산된 행동 전략일 수 있다.
성악설과 연결되는 심리학 이론들
이론 | 핵심 개념 | 성악설과의 연결 |
이기적 유전자 | 유전자 생존 중심의 이타성 | 계산된 이기성 |
공격성 본능 | 타고난 파괴 충동 | 악은 본성이다 |
프로이트 정신분석 | 억압된 본능과 공격성 | 도덕은 억제 장치 |
마슬로우 욕구 이론 | 결핍 → 이기적 행동 | 조건적 도덕 |
내집단 편향 | 우리 vs 그들 | 타자 혐오의 본능 |
상호주의적 이타성 | 이타성의 교환 전략 | 친절은 투자다 |
결론적 해석
이론들을 종합하면, 성악설은 단순한 철학적 주장 그 이상입니다.
현대 심리학은 다양한 실험과 이론을 통해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 이익을 우선하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 악해질 수 있다”는 관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는 성악설이 주장하는 “도덕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통제와 훈련의 산물”이라는 명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6. 반론: 인간은 정말 악한 존재인가?
성악설이 심리학적으로 일부 지지를 받는다고 해도, 그것이 인간은 ‘본질적으로’ 악하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 공감 능력은 뇌의 구조에 포함되어 있음 (미러 뉴런)
- **유아기 실험 (Yale Baby Lab)**에 따르면, 아기들은 ‘도움을 주는 인형’을 선호함
- 도덕적 판단은 타고나며, 후천적 환경에 따라 강화되기도 함
즉,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주장은 일부 조건에서는 사실일 수 있지만, 보편적 진리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심리학의 입장입니다.
요약
🔹 성악설은 인간의 본성을 이기적·욕망 중심으로 본다
🔹 진화심리학과 사회심리학은 이 관점을 부분적으로 지지
🔹 스탠포드/밀그램 실험은 인간이 쉽게 악에 끌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 그러나 심리학은 ‘인간은 조건에 따라 선하거나 악해진다’는 다차원적 접근을 취한다
결론
성악설은 단순히 철학적 주장이 아니라, 심리학에서도 일정 부분 지지받는 현실적 관점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욕망을 중심으로 행동하며, 환경과 상황이 뒷받침되면 악한 행동도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심리학은 여전히 묻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반드시 악한 존재여야만 하는가?”
그 질문의 답은 다음 글, 성선설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2025.03.25 - [심리학] -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성악설부터 성선악혼설까지 심리학으로 해부하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성악설부터 성선악혼설까지 심리학으로 해부하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존재일까, 선한 존재일까? 혹은… 환경에 따라 달라질 뿐, 본성은 없는 것일까?” 이 단순한 질문은 수천 년간 철학자와 심리학자를 사로잡아 왔다. 인간의 본성
psychology-money.com
다음 편 예고
▶ [다음 글] “성선설은 이상일 뿐일까? 심리학의 대답은”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은 백지 상태로 태어난다? 성무성악설의 심리학적 의미” (0) | 2025.03.26 |
---|---|
“성선설은 이상일 뿐일까? 심리학의 대답은” (0) | 2025.03.26 |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성악설부터 성선악혼설까지 심리학으로 해부하다 (0) | 2025.03.26 |
알고리즘 중독 - 우리는 왜 SNS 추천에 중독되는가? (0) | 2025.03.26 |
“AI와 인간의 신뢰 심리 - 우리는 왜 AI의 말을 더 믿게 될까? (1)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