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리학

왜 사람들은 정치적 진영을 바꾸지 않으려 할까? – 확증 편향과 인지 부조화의 심리

by 심리학. 2025. 5. 30.

“팩트를 보여줘도 왜 받아들이지 않지?”

 

“아무리 말해도 저 사람은 왜 생각을 바꾸지 않을까?”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전혀 입장을 바꾸지 않으려는 상황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심지어 우리 자신도 어떤 정치적 사건이나 뉴스를 보고 “이건 믿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회피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대해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는 강한 심리적 저항을 보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논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내면에서 ‘심리적 방어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그 중심에는 바로 두 가지 심리학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정치적 진영을 바꾸지 않으려는 심리적 원인을 이 두 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우리가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 어떤 인식과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탐색해보려 합니다.

심리학, 정치 심리, 확증 편향, 인지 부조화, 정치 갈등, 정치 성향, 유권자 심리, 사회심리학, 자기방어기제, 뉴스 소비 심리


목차


1. 확증 편향이란 무엇인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은 인간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신념이나 입장을 강화해주는 정보만을 선호하고, 그에 반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이는 논리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뇌가 복잡한 세상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지적 지름길(휴리스틱) 중 하나입니다.


● 확증 편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내가 이미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입장을 뒷받침하는 기사, 영상, 댓글, 통계만 눈에 들어오고
  • 반대로 그 입장을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정보는 무의식적으로 피하거나 불신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 한 사람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면, 해당 정당의 공약이 ‘합리적’이라는 뉴스에는 쉽게 공감하지만
  • 반대 정당에서 내놓은 유사한 정책은 “포장일 뿐”이라며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즉, 우리는 스스로 정보를 고르고 해석하면서, 자신이 믿고 싶은 현실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왜 우리는 확증 편향에 빠지는가?

  1. 정체성 보호 본능
    정치는 단순한 정보 소비가 아닌, 나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영역입니다.
    누군가의 정치 성향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 방식까지 부정하는 일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2. 인지 부하 회피
    세상은 너무 많은 정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믿음 위주로 판단을 단순화하려 합니다.
    그 결과, 기존 신념에 맞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걸러내는 방식으로 뇌의 에너지를 절약하게 됩니다.
  3. 감정적 안도감 확보
    내가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옳고, 반대편은 틀렸다고 믿으면 세상을 이해하기 훨씬 쉽습니다.
    확증 편향은 이러한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시켜주는 수단이 됩니다.

● 확증 편향은 어떤 결과를 낳는가?

  • 정보의 객관성이 떨어지고, 정치적 이견은 갈등으로 전환됩니다
  • 반대 진영 사람들의 주장은 아무리 근거가 있어도 “가짜뉴스”로 취급됩니다
  • 정치적 논쟁이 ‘논리’보다 ‘신념 싸움’으로 변질됩니다
  • 결국, 사회 전체가 사실 기반 토론이 불가능한 구조로 고착됩니다

정치는 감정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논리적으로 정보에 접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확증 편향이라는 심리적 필터를 통과해 자신이 믿고 싶은 진실만을 소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점을 인식하는 것이 건강한 정치 토론과 정보 소비의 첫 걸음입니다.


2. 정치적 견해에 확증 편향이 작동하는 방식

확증 편향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작동하지만, 정치적 견해와 결합할 때 그 효과는 훨씬 더 강력해집니다.


왜냐하면 정치 성향은 단순한 의견 수준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 세계관, 정체성, 심지어 자아 존중감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정치 성향은 '신념'이자 '소속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속한 집단과 동일시하고, 그 집단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심리를 갖고 있습니다.


정치적 지지 역시 이런 집단 정체성(social identity)의 연장선에 있으며,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곧 나 자신을 대변하는 상징이 됩니다.

 

그 결과, 정치적 확증 편향은 단순한 정보 왜곡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가’를 지키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로 작동하게 됩니다.


● 정치적 확증 편향의 작동 방식

  1. 내가 믿고 싶은 정보만 찾아본다
    • 진보 성향이면 보수 언론을 외면하고, 보수 성향이면 진보 유튜브를 기피한다
    • SNS 알고리즘이 이런 편향을 더욱 강화함 (필터 버블, 에코 챔버)
  2. 불편한 정보는 아예 회피하거나 비난한다
    • "그 기사는 조작된 거야"
    • "그건 우리 진영을 음해하려는 언론 플레이야"
  3. 객관적 사실조차 진영 논리에 따라 왜곡해서 본다
    • 같은 정책이라도, 어느 진영이 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평가됨
    • 예: “공공의료 확대” → 내가 지지하는 진영이면 찬성, 반대 진영이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

● 정치적 확증 편향이 위험한 이유

  • 정치가 논쟁이 아닌 신념 싸움이 되며, 상대를 적대시하게 된다
  • 정책이나 공약의 실질보다, 누가 말했느냐가 중요해진다
  • 다른 생각 자체를 틀린 것으로 규정하게 되어, 민주적 토론이 불가능해진다
  • 결국 상대 진영을 설득하거나 이해하려는 노력 자체가 사라진다

● 한국 사회에서의 현실 사례

  • 선거 직후 “저 사람들이 아직도 저 후보를 찍다니 믿을 수 없다”는 반응
  • 정치 뉴스 댓글에서 상대 진영은 항상 “세뇌된 집단”, “이해력 부족한 사람들”로 취급
  • 팩트 체크 기사조차 “편파적이다” “정치적 의도다”라며 무시되는 현상

이 모든 현상은, 정치적 확증 편향이 단지 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과 감정이 결합된 강력한 심리 반응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견해와 관련된 정보에서는 그 경향이 훨씬 더 깊고 뿌리 깊게 작동합니다.

 

이러한 확증 편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상대가 왜 저럴까’를 넘어서 ‘나도 그렇게 보고 있는 건 아닐까’를 자각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3. 인지 부조화란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 신념과 현실이 일관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이 자주 충돌하게 됩니다.


이처럼 자신의 신념과 모순되는 정보나 상황을 마주했을 때 느끼는 심리적 불편감을 심리학에서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부릅니다.


● 인지 부조화의 정의

인지 부조화는 한 사람이 동시에 상반되는 믿음, 가치, 태도, 행동을 가질 때 생기는 심리적 긴장과 불안감입니다.


이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 정보 왜곡: 불편한 진실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해석
  • 정보 회피: 그런 정보 자체를 외면하거나 접하지 않음
  • 신념 강화: 기존 믿음을 더욱 단단히 쥐고 흔들리지 않으려 함

● 예를 들어 보면

  •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다” → 그런데 “내가 지지한 후보가 부패 혐의에 연루되었다”
  • 이때 사람은 불편함을 느낀다
  • 그 결과, 다음과 같이 심리적으로 반응한다:
    • “언론이 조작했을 거야”
    • “다른 쪽은 더 심한데 왜 우리만 욕하지?”
    • “이 정도는 정치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이렇게 합리화, 부정, 비교 정당화를 통해 불편한 진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심리작용이 바로 인지 부조화입니다.


● 왜 인지 부조화는 정치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가?

정치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도덕성, 가치관이 반영된 행동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정치적 선택이 잘못되었거나, 지지하던 후보가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그 자체가 ‘내가 틀렸다’는 자아 정체성의 위협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이러한 위협은 불편함 이상의 감정 즉 수치심, 모멸감, 죄책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람은 그 감정을 회피하고자 심리적으로 자기합리화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게 됩니다.


● 인지 부조화의 대표적 반응 방식

  1. 정당화
    •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어.”
    • “그래도 이쪽이 나라를 더 잘 챙길 거야.”
  2. 책임 전가
    • “이건 후보 잘못이 아니라 참모들의 문제야.”
    • “언론이 왜곡 보도했기 때문이지.”
  3. 상대 비하를 통한 균형 회복
    • “상대 진영은 더 심한데 왜 우리만 욕하냐?”
    • “이 정도는 다 하는 거잖아.”
  4. 정서적 차단
    • “그 뉴스 안 봤어.”
    • “정치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아.”

이런 반응들은 모두 심리적 안정 상태를 유지하려는 뇌의 방어 반응이며, 결국 신념 유지와 자아 보호를 위한 심리적 타협이라 볼 수 있습니다.


●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 정치 뉴스 댓글에서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반응
  • 팩트체크 결과가 나와도 “그거 조작된 거야”라고 반응
  • 부정적인 기사에 “이 타이밍에 왜 이 기사가 나오냐”며 의도를 의심
  • 지지 철회 대신, 더 강한 지지로 오히려 반응하는 ‘역반응’ 현상

이 모든 반응은 논리적 대응이라기보다 심리적 자기방어에 가깝습니다.


인지 부조화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입니다.


그러나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불편한 진실을 회피하고, 스스로를 ‘틀리지 않는 사람’으로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정치적 성숙이란, 내 신념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내가 느끼는 불편함의 정체가 인지 부조화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심리학, 정치 심리, 확증 편향, 인지 부조화, 정치 갈등, 정치 성향, 유권자 심리, 사회심리학, 자기방어기제, 뉴스 소비 심리

4. 정치 성향을 유지하기 위한 심리적 자기방어

정치 성향은 단순한 의견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의 가치관, 정체성, 삶의 방향성과 연결되어 있는 심리적 기반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지지해온 정치 진영이나 후보에 대한 부정적 정보를 접했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신념을 유지하려는 강한 심리적 방어 기제를 작동시킵니다.

 

이러한 심리 작용은 인지 부조화와 확증 편향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왜 사람들은 잘못된 정치 선택을 인정하기 힘든가?

그 이유는 단 하나, 정치적 선택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순간, 그 선택을 한 자기 자신까지 잘못된 사람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자존감의 위협이며, 인간의 심리는 이를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자기방어기제(Self-defense mechanisms)를 작동시킵니다.


● 심리적 자기방어의 주요 유형

  1. 합리화 (Rationalization)
    • 불편한 사실을 논리적으로 포장하여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정당화
    • 예: “지금은 비판받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거야.”
  2. 부정 (Denial)
    •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음
    • 예: “그건 조작된 뉴스야. 믿을 수 없어.”
  3. 투사 (Projection)
    • 자신의 감정이나 불편함을 외부로 돌림
    • 예: “상대 진영이 더 나쁘잖아. 우리는 정당해.”
  4. 회피 (Avoidance)
    • 정보를 아예 피하거나, 관련 대화를 거부
    • 예: “정치 얘기 지겹다. 그만하자.”
  5. 선택적 기억 (Selective Memory)
    • 유리한 정보는 오래 기억하고, 불리한 정보는 쉽게 잊어버림
    • 예: “그 사람은 늘 국민을 위해 일했어.” (실제 논란은 무시됨)

● 이런 방어기제가 반복되면?

  • 현실을 왜곡해서라도 기존 신념을 지키려 함
  • 논리보다는 감정으로 정치적 입장을 고수
  • 타 진영에 대한 혐오와 정당화가 심화됨
  •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고립, 관계 단절, 집단 편향 심화로 이어짐

● 현실 속 사례

  • “그 후보는 절대 그럴 리 없어. 내가 직접 봤는데 그런 사람이 아냐.”
  • “검찰은 편향됐어. 진짜 진실은 아직 안 나왔어.”
  • “다른 후보는 더 문제 많던데? 왜 이 사람만 물고 늘어져?”

이러한 반응들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평가라기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과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감정적 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치 성향은 '논리의 결과'가 아니라 '정체성의 일부'다

정치 성향은 우리가 “이게 옳다”라고 생각해서만 고른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내적 정체성과 이상이 투영된 결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정치 성향이 흔들리면, 단순히 의견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감정과 신념을 방어하는 데 능숙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 방어가 현실을 부정하고, 성찰을 차단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그건 더 이상 나를 위한 심리 방어가 아닙니다.

 

진짜 성숙한 시민은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언제든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럴 때마다 자기방어 대신 성찰의 자세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5. 변화하지 않으려는 심리를 넘어서려면

정치적 신념은 고정된 관점이 아니라, 시대와 경험, 학습에 따라 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잘못 판단했음을 인정하는 일, 또는 지금껏 지지해온 것을 철회하는 일이 얼마나 큰 심리적 저항을 동반하는지 말입니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려는 심리를 그대로 두면, 우리는 더는 ‘현실’을 보지 않고, ‘진영’만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심리적 장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 변화는 ‘정보’가 아니라 ‘태도’에서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알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는, 정보만으로는 신념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생각을 의심할 수 있는 태도, 즉 인지적 유연성과 자기 성찰의 습관입니다.


● 변화 가능성을 여는 4가지 심리적 자세

  1.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기
    • 내 정치적 판단이 언제든 오류일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
    • 틀린 게 아니라, 더 나아질 기회라고 받아들이기
  2. 나와 다른 의견에 ‘논쟁’보다 ‘관찰’로 접근하기
    • 반박보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할까?”라는 호기심 갖기
    • 정답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이해의 폭을 넓히기
  3. 불편한 정보를 직면하려는 훈련
    • 내가 선호하지 않는 언론, 채널, 콘텐츠도 일정 부분 의도적으로 소비하기
    • ‘기분 좋은 뉴스’가 아니라 ‘필요한 뉴스’를 선택하기
  4. ‘나 자신’과 ‘내 정치 성향’을 구분하기
    • 정치적 판단이 틀렸다고 해서 내가 틀린 사람인 것은 아님
    • 그 판단은 나의 한 시기의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거리 두기

● 진짜 강한 사람은 생각을 바꿀 줄 아는 사람이다

정치 성향을 바꾼다는 건 단지 입장을 바꾸는 게 아닙니다.


그건 더 넓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며, 더 나은 판단으로 나아가려는 용기입니다.

 

그리고 그 용기는, 다음의 자각에서 시작됩니다:

  • “나는 왜 이 진영을 지지하고 있는가?”
  • “이 감정은 논리에서 왔는가, 소속감에서 왔는가?”
  • “나는 지금, 정보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진영을 방어하고 있는가?”

● 변화는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

확증 편향과 인지 부조화는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 본능을 인식하고 다루는 능력은 학습과 성찰을 통해 길러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더 나은 유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더 균형 잡힌 시선, 더 유연한 사고, 더 성숙한 태도로 정치적 신념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점은 언제나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불편함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그건 ‘내 사고가 성장하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글 요약]

 

  • 사람들은 정치 성향이 틀렸다는 사실보다, 자기 정체성이 부정당하는 느낌을 더 두려워한다
  • 확증 편향은 자신이 믿는 정보를 강화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게 만든다
  • 인지 부조화는 불편한 사실과 마주할 때 생기는 심리적 긴장을 피하기 위한 자기방어 기제다
  • 이 두 가지 심리는 감정적 정당화, 정보 왜곡, 회피, 상대 비하 등으로 나타나며 정치적 진영 안에 스스로를 가두게 만든다
  • 변화 가능성을 열기 위해선, 스스로의 판단을 ‘의심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정치적 신념을 바꾸는 일은 단순한 입장 변경이 아닙니다.


그건 때로, 나 자신을 다시 정의하고 내 정체성을 다시 바라보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흔들리지 않으려 하고, 그 불편함을 피해 ‘내가 맞다’는 증거만 찾아다니며, 때론 상대를 ‘틀렸다’고 확신하려 듭니다.

 

하지만 진짜 성숙한 유권자란, 늘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 자신의 사고를 돌아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왜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가?”


“이 감정은 진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인가?”


“혹시 지금도 나는,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을 때, 우리는 단순한 지지자가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주체적인 시민이 됩니다.

 

정치는 끊임없이 변하고, 사회는 계속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신념일 수도 있지만, 때론 심리적 자기방어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나는 틀릴 수 있다”는 성찰의 용기입니다.


그 용기야말로, 진짜 민주주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심리적 자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