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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이 반복되는 이유 – 관계를 망치는 심리 습관

by 심리학. 2025. 5. 8.

누군가 힘들었던 하루를 털어놓을 때, 이런 반응을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그래도 나는 더 힘들었어.”


“너도 힘들었겠지만, 나는 그보다 더 심했어.”


“그 정도면 괜찮은 거야, 나 같으면…”

 

이런 말은 처음에는 공감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마치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나도 알아’라고 위로해주는 듯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대화를 듣고 나면 마음이 더 가라앉거나,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말 걸 그랬나’라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단순히 말투나 표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상대방의 감정을 수용하기보다 자신의 경험을 앞세우려는 심리,


공감이 아닌 감정의 주도권을 쥐려는 무의식적 반응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경쟁적 고통 표현’이라 부르기도 하며, 이는 단순한 말버릇이 아닌, 관계를 해치는 반복적 사고 패턴으로 분류됩니다.

 

특히 이런 반응을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 내가 말할 때마다 감정이 끊기는 느낌
  • 정작 내 이야기는 들리지 않고, 상대의 이야기만 커지는 느낌
  • 감정을 표현해도 평가받거나 비교당하는 느낌

결국 상대가 더 힘들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중요한 건 “내 감정이 인정받지 못했다”는 인식이 남는다는 점입니다.


이런 반복이 쌓이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감정의 거리가 벌어지고, 점점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대화 방식이 왜 생겨나는지, 그 이면에 어떤 심리 구조가 작동하는지, 그리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말과 태도를 바꿔야 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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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내가 더 고생했지”의 심리적 기원

누군가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는 대신, 자신의 고생이나 아픔을 먼저 꺼내는 사람들의 반응은 단순한 말버릇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자기 감정의 우선화, 공감 실패 등 다양한 심리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이 반복되는 심리적 배경을 세 가지 관점에서 나눠 살펴볼 수 있습니다.


1) 감정적 인정 욕구: "내 아픔은 아무도 몰라준다"

  •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때로 내 고통은 늘 무시당해왔다는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 과거에 자신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준 사람이 없었을 경우, 타인의 고통 앞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먼저 드러내려는 방어적 반응이 나옵니다.
  • 이는 ‘상대의 감정을 무시하고자 하는 의도’라기보다, ‘내 감정부터 알아달라’는 정서적 인정 요구에 가깝습니다.

2) 고통의 비교를 통한 자기 정당화

  • 인간은 심리적으로 고통을 절대치보다 상대치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그래서 타인의 고통을 들을 때,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고통과 비교하는 반응이 자동적으로 일어납니다.
  • 이 과정에서 “내가 겪은 게 더 힘들지 않았나?”라는 질문이 떠오르고, 그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올 때 “그래도 나는 더 고생했어”라는 말이 되는 것이죠.
  • 이 말은 사실상 상대를 위로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통을 더 정당화하려는 시도입니다.

3) 공감 능력의 제한 또는 미성숙

  • 공감은 단순히 상대의 감정을 아는 것을 넘어, 그 감정에 ‘자리 내어주는 것’을 포함합니다.
  • 하지만 자기 감정에만 익숙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고통을 들으면 곧바로 자신의 경험으로 덮어버리는 반사 반응을 보입니다.
  • 이는 공감 결핍이 아니라, 공감 미성숙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 타인의 정서를 별개의 감정으로 취급하지 못하고, 항상 자신 중심으로 통합해버리는 심리 구조입니다.

4) 감정 처리 방식의 왜곡: 표현이 곧 방어

  •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개인의 심리 구조를 반영합니다.
  • 어떤 사람은 감정을 안으로 억제하고, 어떤 사람은 감정을 외부화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합니다.
  • “내가 더 고생했지”는 후자의 사례로, 타인의 감정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기 감정으로 바꿔버리는 방식의 방어 기제입니다.
  • 이는 외면적 공격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정서를 감당하지 못하는 심리적 불안정성에서 비롯됩니다.

5) 관계 속 권력 구조에 대한 민감함

  • 감정을 나누는 대화는 은연중에 정서적 주도권을 형성합니다.
  • “네가 힘들었다”는 말은 상대에게 감정의 중심 위치를 내어주는 것인데, 이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은 다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꺼냅니다.
  • 특히 가족이나 직장 등 서열과 위계가 작용하는 관계에서는 이러한 심리가 더욱 자주 작동합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타인의 감정을 부정하려는 의도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합니다.


문제는 이 반응이 반복될수록, 상대의 감정을 소외시키고, 결국 관계 전체에 신뢰 결핍과 피로를 불러온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 심리를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말하는 방식’과 ‘듣는 태도’를 조금씩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2. 공감 대신 경쟁하는 대화

감정을 나눈다는 것은 본래 상대의 내면에 ‘자리를 내어주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내가 더 힘들었어”, “그건 별거 아니야, 나는…”처럼 반응하는 순간, 그 대화는 공감이 아니라 비교와 경쟁의 장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러한 대화 방식은 관계를 지지하는 정서적 지반을 무너뜨리고, 서로 간의 감정적 연결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1) 대화의 ‘무대’가 바뀌는 순간

  • 누군가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할 때, 대화의 중심 무대는 그 사람에게 열려 있습니다.
  • 그 이야기를 듣고 감정을 수용해주는 것이 공감의 핵심 동작입니다.
  • 하지만 “나도 그랬어, 나 때는 더 심했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무대의 조명이 갑자기 자기 자신에게 향하게 됩니다.
  • 이는 정서적으로, 상대의 경험이 덮이거나 잘리는 느낌을 주며 말한 사람은 정서적으로 고립된 느낌을 받게 됩니다.

2) 감정의 ‘공유’가 아닌 ‘경쟁’ 구도

  • 공감은 감정을 함께 느끼고 유지하는 것인 반면, 경쟁은 감정을 비교하고 순위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 “그래도 나는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감정의 우열을 설정하는 기능을 갖습니다.
  • 즉,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채점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로 인해 상대방은 다음과 같은 심리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내 감정은 별것 아니었나?”라는 자책“ 이 사람은 내 이야기에 관심이 없구나”라는 거리감 “이젠 이런 얘기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자기검열


3) 무의식적 위계 구조 형성

  • 반복되는 ‘고통 비교 대화’는 관계 속에서 보이지 않는 위계를 만듭니다.
  • “나는 더 힘들었으니까 네가 참아야 해”, “너의 고통은 아직 나만큼은 아니야”라는 정서적 상하 구조가 형성됩니다.
  •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감정을 나누는 것이 약함의 표시로 취급되고, 결국 진짜 친밀감은 사라지고, 견디는 관계만 남게 됩니다.

4) 피로감이 누적되는 대화 구조

  • 한두 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감정을 나눌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이 늘 자신의 고생 이야기일 경우, 그 대화는 점점 피로해집니다.
  • 상대방은 점점 대화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게 되고, “이 말은 꺼내면 안 되겠지”, “이건 저 사람 자극하겠지” 등 검열과 수위 조절이 일상화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대화 흐름을 깨고, 상호작용을 ‘조심스러운 기술’로 바꾸는 결과를 낳습니다.


5) ‘공감 피로’와 정서적 단절

  • 이처럼 경쟁적 대화 방식이 반복되면, 듣는 사람은 다음 세 가지 반응 중 하나로 정서적 단절을 시도합니다.

회피: 감정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음

표면적 동조: 공감하는 척만 하고 감정적 연결은 피함

관계 축소: 더 이상 깊은 대화를 하지 않음

 

결국 이 말버릇 하나가 서로 간의 신뢰와 애정을 점점 얇게, 얇게 침식시켜 나가는 것입니다.


✔ 마무리 정리

공감은 ‘누가 더 힘든가’를 겨루는 싸움이 아닙니다.


서로의 감정을 한 공간에 안전하게 놓는 일, 그리고 그 감정을 잠시 함께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이 그 순간 위로 같아 보여도, 사실은 상대의 감정 위에 내 감정을 덮는 행위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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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계를 망치는 이유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겉으로는 공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내면에는 감정의 중심을 자신에게 돌리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작동합니다.


이러한 대화 방식이 반복되면, 관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신뢰, 감정 수용, 정서적 안정감이 점차 손상됩니다.


1) 감정의 무시 → 감정의 단절

  • 상대방이 힘들다고 이야기할 때 필요한 것은 조언이나 판단이 아니라 감정의 수용입니다.
  • 그러나 “나도 힘들었어”,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반응은, 그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밀어내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 결국 말을 건넨 사람은 “나는 이해받지 못했다”는 감정을 남기고, 다음부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점점 줄이게 됩니다.

2) 정서적 친밀감 저하

  • 모든 깊은 관계는 감정의 교류와 공유를 통해 쌓입니다.
  • 하지만 감정 표현이 매번 ‘경쟁’이나 ‘반박’으로 돌아온다면, 상대방은 심리적으로 감정 노출을 위험하게 느끼게 됩니다.
  • 시간이 지날수록 그 관계는 감정 없는 일상적 관계, 혹은 “얘기해봤자 소용없다”는 무기력한 거리감만 남게 됩니다.

3) 불균형한 정서 구조의 고착화

  • 한쪽은 늘 자신의 이야기를 더 강조하고, 다른 한쪽은 늘 들어주는 역할만 반복된다면 그 관계는 감정의 무게 중심이 일방적으로 기울어진 상태가 됩니다.
  • 이는 정서적 불균형 상태로, 시간이 갈수록 듣는 사람의 피로와 불만이 누적됩니다.
  • 결국 겉으로는 유지되는 듯 보여도, 내면에서는 관계의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4) 피로와 회피의 누적

  • 감정을 털어놔도 공감받지 못한 경험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그 대화 자체를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로 인식하게 됩니다.
  • 이 피로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음과 같은 행동으로 드러납니다:

대화 주제를 피하고, 감정 이야기를 회피함 같은 상대에게 고민을 반복적으로 털어놓지 않음 표면적인 대화만 하고, 깊은 감정을 숨기게 됨 이러한 패턴은 결국 관계의 심리적 단절로 이어집니다.


5) '말해도 소용없다'는 학습된 무력감

  • 계속해서 공감받지 못하는 경험을 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어차피 말해도 소용없어.”
  • 이 믿음은 곧 심리적 철수로 이어지며, 감정을 나누지 않고 혼자 처리하려는 경향을 강화시킵니다.
  • 그러다 보면, 관계 안에서의 정서적 거리감은 고착화되고, 문제는 공유되지 않은 채 개인의 내면에 쌓이게 됩니다.

✔ 정리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단지 이야기 방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말이 반복될수록, 듣는 사람은 감정을 닫고, 서로를 향한 신뢰와 친밀감은 눈에 띄지 않게 사라집니다.

 

진정한 관계란, ‘누가 더 힘들었는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감정도 잊히지 않도록 서로 공간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4. 반복하는 사람들의 심리 패턴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단순한 말버릇 이상의 심리적 패턴과 감정처리 방식의 고정된 구조가 존재합니다.


이 말은 종종 무의식적으로 나오지만, 그 근원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정서 경험, 자아방어기제, 감정 인식의 미성숙성이 드러납니다.


1) 인정받지 못한 과거의 상처

  • 반복적으로 자신을 앞세우는 사람들의 심리 이면에는 종종 자신의 고통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던 과거 경험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특히 성장 과정에서 감정을 표현했을 때 무시당하거나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반응을 반복해서 경험했다면, 타인의 고통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고통부터 인정받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작동합니다.
  • 결국 이들은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 감정을 끌어올리고, 그것을 표현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2) 감정의 외부 투사: 나와 너의 구분이 흐려진다

  • “내가 더 고생했지”는 감정의 투사(projection) 기능을 포함합니다.
  • 자신의 고통을 상대의 고통에 ‘겹쳐 올리는’ 형태로 반응하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는 데 실패하게 됩니다.
  • 이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을 개별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과 동일시하거나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 결과적으로 상대가 말한 고통은 사라지고, ‘나’의 고통만 이야기의 중심에 남게 됩니다.

3) 비교를 통한 자존감 유지

  •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정서적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타인의 고통과 비교적 우위를 점하려는 방식으로 자존감을 유지하려 합니다.
  • “나는 더 버텼어”, “나는 더 큰 일을 겪었어”라는 말은 스스로에게 ‘나는 충분히 잘 견뎠다’는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입니다.
  • 이때 문제는, 타인의 고통은 그저 자기 고통의 거울로만 기능한다는 점입니다.

4) 감정을 컨트롤하려는 강박

  • 감정을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누군가의 감정 표현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대응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 타인의 감정이 감정적으로 불편하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경우, 자신의 경험을 끌어와서 감정을 ‘정리하거나 정돈’하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 “내가 더 고생했지”는 이처럼 타인의 감정을 ‘조절하려는 방어적 기술’이기도 합니다.

5) 친밀감에 대한 왜곡된 접근

  • 어떤 사람들에게는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서로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만 인식되기도 합니다.
  • 그래서 상대가 감정을 나누면, 자신도 즉시 비슷한 고통이나 상처를 꺼내어야 그것이 ‘공감’이라고 오해합니다.
  • 문제는 그 과정에서 감정의 주도권이 전환되고, 정작 원래 말한 사람은 감정적 공간을 잃는다는 것입니다.

✔ 정리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우연이 아닙니다.


그 말에는 과거의 인정욕구, 공감 실패 경험, 감정 처리 방식의 왜곡 등 개인의 심리적 이력과 정서 습관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

 

이 패턴을 바꾸려면, 먼저 자신이 왜 그 말을 반복하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인식이 시작될 때, 우리는 비로소 관계 안에서 더 깊고 안전한 대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5. 건강한 공감 대화를 위한 전환법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종종 무의식적인 방어 기제로 작동합니다.


이러한 반응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감정을 대하는 태도와 표현 방식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감은 타고나는 능력이 아니라, 훈련 가능한 사회적 기술입니다.

 

건강한 공감 대화를 위한 전환의 핵심은 ‘반사적 반응’에서 ‘의식적 반응’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1) 경청의 기술을 익혀라: 말하지 말고 들어라

  • 공감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 상대의 감정 표현에 대해 바로 반응하거나 조언하려는 충동을 억제하고, 침묵과 수용의 태도로 머무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 경청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전달하려는 정서적 맥락을 함께 느끼는 감정적 청취입니다.

2) ‘공감 → 공유’ 순서를 지켜라

  • 흔히 “나도 그랬어”라고 바로 응답하는 것은 공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대화의 초점을 자신에게 돌리는 행위입니다.
  • 보다 건강한 방식은 다음과 같은 구조입니다:
    1. 상대의 감정을 먼저 수용한다 → “그랬구나, 정말 힘들었겠다.”
    2. 그 감정 안에 충분히 머문다 → “그 일 겪고 나서 많이 지쳤을 것 같아.”
    3. 이후 자신의 경험을 ‘나도 비슷한 적이 있었어’ 정도로 겸손하게 공유한다
  • 이 순서를 지키면 감정의 중심은 여전히 상대에게 있고, 자신은 감정의 동반자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감정의 경쟁을 경계하라

  • 타인의 고통에 대해 “나는 더 힘들었어”라는 내적 비교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 이럴 때 즉각 반응하지 않고,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세요:
    • 지금 이 이야기를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 이 순간, 내가 이야기 중심에 서야 할 이유가 있는가?
    • 내가 이 말을 함으로써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낄까?
  • 감정의 경쟁을 멈추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은 순서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4) 감정을 ‘판단’하지 말고 ‘인정’하라

  • “그 정도는 괜찮지 않아?”, “나도 겪었지만 잘 넘겼어” 등의 말은 의도와 달리 상대의 감정을 평가하고 축소하는 효과를 냅니다.
  • 감정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며, 지금 그 사람이 느끼고 있는 것 자체로 진실입니다.
  • 공감은 “그럴만하다”라는 내적 판단 없이, 단순히 “그렇게 느끼는구나”라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5) 감정 공간을 ‘나누는’ 대화 훈련

  • 감정 대화는 마치 정서적 공간을 서로 빌려주는 일입니다.
  •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많이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따뜻하게 공유되느냐입니다.
  • 다음과 같은 문장은 정서적 공간을 확장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 “그런 감정을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 “이야기 들으니까 내가 느끼는 감정도 정리되는 것 같아.”
    • “내가 괜히 내 얘기 먼저 꺼냈던 것 같아, 너 이야기 더 듣고 싶어.”

✔ 정리

공감은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느끼는 감정 안에 잠시 함께 있어주는 태도입니다.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 전, 그 말이 정말 필요한 말인지, 혹은 내 감정을 위로받고 싶어서 나오는 말인지를 스스로 되묻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공감은 기술이며, 그 기술은 관계를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는 가장 작지만 가장 중요한 말의 힘입니다.


 

요약 정리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단순한 말투나 습관이 아닙니다.


그 말에는 자기 감정의 인정 욕구, 과거 상처의 투사, 미숙한 공감 반응 같은 심리적 자동반응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동반응이 대화에서 반복될수록, 상대방은 감정적 단절과 피로를 느끼며, 관계는 점점 깊이를 잃고 피상적인 수준으로 고착됩니다.


핵심 요약 리스트

  • “내가 더 고생했지”는 감정을 중심에 두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경쟁의 수단으로 바꾸는 표현이다.
  • 이 반응은 공감보다 자기 방어가 우선되는 심리 상태에서 비롯된다.
  • 반복될 경우, 상대는 자신의 감정을 점점 표현하지 않게 되며 정서적 거리감이 생긴다.
  • 자주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공감 결핍이라기보다 정서 표현 방식의 왜곡을 가진 경우가 많다.
  • 건강한 대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공감 → 수용 → 공유의 순서를 의식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에서 크고 작은 고통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그 고통은 비교할 수 없는 것이고, 서로가 서로의 감정을 ‘얼마나 더’ 겪었는지를 따진다고 해서 그 누구의 삶이 더 깊어지지도, 가벼워지지도 않습니다.

 

공감은 결국 ‘감정의 서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입니다.

“내가 더 고생했지”라는 말은 당신의 고통을 위로하는 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말은 상대의 감정을 덮고,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는 신호가 됩니다.

 

이제는 누군가가 감정을 꺼냈을 때 비교보다 수용, 반사보다 경청, 판단보다 인정으로 반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 말 한마디의 전환이, 관계를 지키고, 마음을 이어주는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