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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사람이 아닌 것에 사랑을 느낀다? ‘사물도착증(Objectophilia)’의 심리학적 정체”

by 심리학. 2025. 4. 12.

“그녀는 에펠탑과 결혼했다.”

 

이 말이 실화라는 걸 알고 있는가?

 

2007년, 미국의 한 여성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펠탑과의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는 이름을 Erika Eiffel로 바꾸며 공식적으로 자신이 에펠탑과 정서적, 성적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람 대신 사물이나 구조물에 깊은 애정과 사랑, 심지어 성적 욕망까지 느끼는 심리를 우리는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 또는 ‘사물도착증(사물성애)’이라고 부른다.

이건 병일까? 아니면 성향일까?

누군가가 벽, 기차, 조형물, 총기, 다리에 사랑을 느낀다고 말하면 대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거나 “정신병 아니야?”라고 반응한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오브젝토필리아는 단순한 ‘이상행동’이 아니다.


그 속에는 감정 투사, 인간관계 회피, 애착 욕구, 감각 중심 사랑 등 복합적 심리 요인이 숨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람이 아닌 것에 사랑을 느끼는 심리의 구조,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오브젝토필리아의 정체를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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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란 무엇인가

2. 실제 사례 소개

3. 왜 사물에게 감정을 느끼는가? 심리학적 배경

4. 인간보다 사물이 더 편한 사람들의 심리

5. 오브젝토필리아는 질병인가, 성적 지향인가?

6. 오해와 진실: 우리는 얼마나 이들에게 편견을 갖고 있는가


1.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란 무엇인가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 또는 오브젝트 섹슈얼리티(Objectum Sexuality, OS)는 사람이 아닌 비인간 대상 예를 들어 건축물, 조형물, 기계, 기차, 담장, 총기 등에 낭만적 또는 성적 끌림을 느끼는 심리적 현상 혹은 성적 지향을 의미합니다.

 

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해당 대상과의 감정적 교감, 유대감, 심지어 결혼적 수준의 헌신을 느끼며, 자신의 감정을 진지하고 지속적인 사랑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학적 분류와 용어 구분

용어 의미 차이점
Objectophilia 사물에 대한 애정 또는 집착 감정 중심, 성적 포함 X일 수 있음
Objectum Sexuality (OS) 사물에 대한 성적·낭만적 애착 OS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정체성적 용어
기계물성애(Mechaphilia) 자동차, 로봇, 기계류에 대한 성적 끌림 Objectophilia의 하위 유형
파라필리아(Paraphilia) 전통적 기준에서 벗어난 성적 선호 전반 DSM 기준상 ‘비정형 성적 흥분 패턴’

과거에는 Objectophilia를 파라필리아의 하위 범주로 취급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이를 단순한 ‘이상 성욕’이 아니라, 특정 성적 지향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늘고 있습니다.


어떤 대상에게 끌릴까?

오브젝토필리아를 겪는 이들은 단순히 ‘예쁜 사물’에 이끌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의 대상에게 감정을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 구조적으로 정돈되어 있거나 대칭적인 형태 (탑, 다리, 기계 구조물 등)
  • 물리적으로 압도감을 주는 존재감 (에펠탑, 기차, 고층 건물)
  • 반복적으로 접촉하거나 감각적으로 자극이 되는 대상 (펜싱검, 피아노, 총기류 등)

→ 이때 작동하는 것이 바로 의인화(anthropomorphism)와 감정 투사(projection)입니다.


심리학적으로 어떤 감정인가?

심리 요소 설명
의인화(Affective Anthropomorphism) 비인간 대상에 감정, 인격, 성격을 부여함
애착 대체(Attachment Substitution) 안정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할 때, 사물을 안정적 애착 대상으로 인식
투사(Projection) 자신의 감정·욕구를 대상에 덧씌우고 해석하는 방어기제
감각 자극 기반 애착 형태·질감·냄새·소리 등 감각 요소에 정서적 반응을 연결

예를 들어, 반복적으로 만지는 촉감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물건에 애착감을 갖고, 그것이 점차 감정적 대상화 → 사랑 → 욕망으로 확장되는 패턴이 자주 관찰됩니다.


관련 심리 이론

  • 애착 이론(Attachment Theory)
    인간은 안정적 애착 대상을 필요로 하며,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일수록 비인간 대상에 애착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음
  • 감정이입 인지 이론(Empathic Projection)
    우리는 정서적으로 중요한 대상을 ‘살아있는 존재’처럼 여기며, 그 대상이 인간이 아니어도 감정적 교류의 가능성을 상상
  • 정체성화(identity formation)
    일부 OS 성향자들은 이를 단순한 취향이나 성욕이 아니라 자신의 성적 지향 및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임

❝ 사랑은 인간만을 향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면, 그 감정은 대상이 아니라 ‘관계’로서 이해될 수 있다.
오브젝토필리아는 바로 그 감정의 범위를 확장하는 사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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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제 사례 소개

“사람이 아닌 대상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오브젝토필리아는 단지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실제 존재하는 사례들이 존재하며, 그들의 감정은 대체로 일시적 집착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헌신적인 관계로 이어진다.


1. 에펠탑과 결혼한 여성 – 에리카 에펠 (Erika Eiffel)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

2007년, 미국 여성 에리카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결혼을 선언하며 이름도 "에리카 에펠"로 개명.

 

그녀는 “에펠탑은 내 영혼의 반려”라 표현하며, 그 앞에서 의식, 반지 교환, 언론 인터뷰까지 진행했다.

 

→ 그녀는 이전에도 펜싱검, 다리, 장식용 담장 등과 감정적 유대감을 느꼈으며 오브젝트 섹슈얼리티 커뮤니티의 공개적 활동가이기도 하다.


2. 기차에 반한 여성 – ‘샌디’의 철도 사랑

한 영국 여성은 20년 넘게 기차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왔다.


그녀는 “기차의 바퀴 소리, 기계 진동, 강철의 냄새”에 감정적 안정을 느끼며, 기차의 특정 모델(500번대 차량)에 대해 “나의 파트너”라고 언급.

 

→ 샌디는 실제로 기차역을 방문해 매일 인사하고, 모형 기차와 침대도 함께 사용한다.


3. 비행기에 빠진 남성 – 보잉747과 ‘관계’

독일의 한 남성은 상업용 여객기 보잉747 기종에 집착적인 애착을 느낀다고 밝혀왔다.


그는 그 비행기를 “내 이상형”이라고 부르며, 부품을 수집하고, 모형 기체에 키스하거나 포옹하는 장면이 다큐멘터리로 소개되었다.

 

→ 그는 사람보다 항공기와의 정서적 교감이 더 깊다고 느낀다고 주장.


4. 아파트 난간과 ‘결혼’을 선언한 여성

한 유럽 여성은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 난간과 35년 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녀는 “난간은 늘 나를 기다려주고,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매일 아침 포옹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 그녀는 인간 관계에서 받은 상처 이후, 난간이 자신에게 가장 안정된 감정의 대상이 되었다고 설명.


사례들을 통해 보이는 공통점

공통 요소 특징 설명
대상이 ‘고정적’이고 변하지 않음 감정적으로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관계
감각적 자극이 존재함 소리, 촉감, 질감 등 감각적 반응을 동반
의인화가 활발함 사물에 감정, 인격, 기억을 부여함
장기적 헌신이 존재함 일시적 취향이 아닌 ‘연인 관계’에 준하는 애착 유지

❝ 이들에게 사물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교감 가능한 ‘관계의 주체’다.
우리가 사랑에 빠질 때 느끼는 헌신, 애정, 연결감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


3. 왜 사물에게 감정을 느끼는가? 심리학적 배경

오브젝토필리아의 심리학적 배경

오브젝토필리아는 단순한 취향이나 변덕스러운 성향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인간의 애착 욕구, 감정 조절 방식, 감각 경험, 그리고 상호작용에 대한 욕망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대상에게 감정을 느끼게 되는 데에는 심리학적으로 분명한 근거들이 있습니다.


주요 심리 요인별 분석


1. 애착 회피와 통제 욕구 (Attachment Avoidance & Control)

  • 일부 사람들은 대인관계에서 반복된 거절, 상처, 불안정한 애착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 그 결과, 사람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대상(=사물)에 애정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물은 변하지 않고, 판단하지 않으며, 항상 같은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 이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과 ‘거절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 “사람은 나를 떠났지만, 기계는 항상 거기 있어요.”


2. 의인화 경향 (Anthropomorphism)

  • 인간은 감정적으로 의미 있는 대상을 향해 ‘의인화’를 시도합니다.
  • 즉, 기차나 탑, 난간 같은 사물에도 성격, 기분, 의도, 애정을 지닌 존재로 해석하게 됩니다.
  • 이는 외로움이 심할수록, 혹은 정서적 민감성이 높을수록 더욱 강하게 작동합니다.

심리학자 Epley(2007): 외로운 사람일수록 의인화 빈도와 강도가 높다.


3. 감각 자극 기반 애착 (Sensory-Based Attachment)

  • 특정 사물은 시각, 촉각, 청각 등 감각을 자극하면서 정서적 반응을 유발합니다.
  • 구조물의 ‘대칭’, 금속의 ‘광택’, 기계의 ‘진동’ 등은 사람마다 쾌감과 안정감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 이 감각 자극이 반복될수록, 해당 대상은 정서적 안전지대로 각인되며 애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4. 감정 투사와 관계 시뮬레이션 (Emotional Projection & Simulation)

  • 오브젝토필리아는 사물을 마치 사람처럼 대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을 투사해 감정적 상호작용을 재현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하기도 합니다.
  • 대상이 나에게 반응하지 않더라도, 내가 만든 관계 설정 속에서 감정을 주고받는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지죠.

“그는 오늘도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말은 없지만, 제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5. 경계성 자기애 또는 자폐적 경향의 영향

  • 일부 연구에서는 오브젝토필리아 성향이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HFA) 혹은 감정적 유연성 결핍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특히 인간보다 패턴과 구조에 더 익숙한 정보처리 방식을 가진 이들은 정서적으로 예측 가능한 대상(=사물)과 안정적 유대감을 맺는 성향을 보입니다.

종합: 인간보다 ‘사물’이 더 나은 이유

요소 인간 관계 사물 관계
감정 변화 예측 불가능 일정하고 안정적
상호작용 피로, 오해, 기대감 존재 통제 가능, 단방향성
거절 가능성 존재함 없음
감각 자극 낮음 반복 가능하고 구체적
반응 해석 필요 자유롭게 투사 가능

❝ 오브젝토필리아는 단지 ‘이상한 취향’이 아니라, 감정적 안정, 자기 보호, 감각적 만족을 향한 하나의 적응적 경로일 수 있습니다. ❞


4. 인간보다 사물이 더 편한 사람들의 심리

오브젝토필리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사람보다 사물이 더 편하다.”


이는 단순히 사람이 싫다거나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인간관계로부터의 정서적 방어가 숨어 있다.


❝ 인간관계는 감정의 파도 같지만, 사물은 늘 같은 깊이로 고요하다. ❞


왜 사람보다 사물이 더 ‘편하다’고 느낄까?


1. 회피형 애착 스타일 (Avoidant Attachment)

  • 이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절, 실망, 방임, 통제 등의 경험을 반복적으로 겪었을 수 있다.
  • 그 결과, 감정적 거리를 유지하려는 회피형 애착 전략을 취하며, 예측 가능하고 통제 가능한 사물에 감정적으로 안착하게 된다.

Bowlby(1969)의 애착이론에 따르면, 애착은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대상에도 형성될 수 있다.


2. 감정 피로(Emotional Fatigue)와 관계 소진(Relational Burnout)

  • 인간관계는 늘 기대, 오해, 충돌, 감정 소모가 따라온다.
  • 이런 관계에 반복적으로 지친 사람은 ‘사람 없이도 안정될 수 있는 구조’를 찾게 되며, 사물은 그에 가장 적합한 대상이 된다.

3. 안정감에 대한 강한 욕구 + 통제 욕구

  • 사물은 말이 없고 변하지 않으며, 거절하지 않는다.
  • 불안정한 관계에 대한 과거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변화 없는 정서적 대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사물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요. 그게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지 아세요?”


4. 사회적 소음 회피(Social Noise Avoidance)

  • 인간관계에는 언제나 말, 표정, 신호, 분위기 같은 ‘해석해야 하는 정보’가 따른다.
  • 감각 예민하거나 과도한 정보처리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은 이런 사회적 소음을 피하려는 심리적 회피 전략으로 사물을 선택할 수 있다.

5. 신경발달적 특성과의 관련성

  • 일부 오브젝토필리아 성향자들은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HFA) 또는 감각 과민성(Sensory Processing Sensitivity)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 이들은 반복적이고 예측 가능한 자극을 선호하고, 감정 해석이 복잡한 사람보다는 단순한 구조물에 더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정리: 사물과의 관계가 주는 심리적 이점

요소 인간 관계 사물 관계
감정 소모 크고 변동성 큼 거의 없음, 안정적
관계 불안 존재함 없음
피드백/해석 필요 항상 요구됨 불필요
지속성 갈등·변화 가능성 존재 고정적, 지속 가능
상호작용의 피로도 매우 높음 낮거나 없음

핵심 심리학 개념 정리

  • 회피형 애착 회로 → 관계에서의 감정적 자율성 중시
  • 감정 자극 조절 실패 회피 → 감정적 자극 최소화
  • 인지적 과부하 방지 → 비언어적 상호작용 제거
  • 통제 가능성의 쾌감 → 사물을 대상으로 할 때 감정 불확실성 없음

❝ 우리는 누구나 ‘편한 관계’를 찾는다.
누군가에겐 그게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겐 그게 사물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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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브젝토필리아는 질병인가, 성적 지향인가?

사람이 아닌 대상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을 “정상이다 vs 이상하다”로 단정 짓는 것은 심리학적으로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다.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는 오랫동안 ‘기괴한 성도착’ 혹은 파라필리아(Paraphilia, 비정형 성적 선호)’로 간주되어 왔지만,

 

최근에는 이를 하나의 성적 정체성(Sexual Orientation)의 스펙트럼 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늘고 있다.


1. 전통적인 정신의학적 시각: ‘파라필리아’로 분류

DSM-5(정신질환 진단 매뉴얼)ICD-11(국제질병분류) 등 주요 진단체계는 오브젝토필리아를 별도 질환으로 규정하지는 않았지만, ‘기타 명시된 파라필리아’ 범주 내에 포함될 수 있다.


기준 설명
DSM-5 오브젝토필리아는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유발하거나 ‘타인에게 해를 줄 경우’에만 질환으로 간주
ICD-11 병리로 보기 위해선 사회적 기능 손상, 강박적 성 충동 등이 동반되어야 함

→ 즉, 단순히 사물에 감정을 느낀다고 해서 무조건 질병으로 간주하지는 않음.


2. 새로운 접근: 하나의 ‘비주류 성적 지향’으로 간주

성소수자 권리와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최근 심리학계/사회학계 흐름에서는 오브젝토필리아를 ‘정상 범주 바깥에 있는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 중 하나’로 해석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 Objectum Sexuality(OS) 커뮤니티에서는 오브젝토필리아를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일관된 ‘성적 정체성’으로 주장함
  • 연인처럼 느끼고, 헌신하고, 관계를 맺으며, 이별을 겪는 감정이 실제로 존재함

❝ 우리는 사랑을 ‘누구와’ 하는가에 따라 정체성을 정의하지만, 이들은 ‘어떤 존재와’ 사랑을 맺고 있는 중이다. ❞


핵심 논쟁 포인트 요약

시각 해석 방식 근거
병리적 관점 성도착(paraphilia)의 하나 사회기능 저하, 관계 왜곡 시 병리적 판단
성적 다양성 관점 정체성화된 성적 지향 자가 인식 + 자발성 + 반복성 = 지향성 기준 충족
경계선 시각 개인차 인정하되 병리 가능성도 열어둠 기능 손상 여부가 핵심 판단 기준

판단의 핵심: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이 삶에 미치는 영향

✔ 이 관계로 인해 일상 기능이 유지되지 않거나, 대인관계, 자아정체성, 사회적 역할에서 심각한 고통이 발생한다면, 그땐 치료나 상담이 필요한 상태일 수 있음.

 

하지만 반대로,
✔ 정서적 안정과 일관된 자기 이해 속에서 유지된다면 그것은 비주류 성향이자 삶의 양식일 수 있음.


실제 전문가들의 의견은?

  • Dr. Amy Marsh (섹슈얼리티 치료 전문가)
  • “OS는 성적 정체성의 한 형태로 인정받아야 하며, 이는 임상적 치료보다 정체성 존중의 영역이다.”
  • Canadian Psychological Association 보고서
  • “비인간 대상과의 정서적 유대가 삶의 질에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이를 병리로 간주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 오브젝토필리아는 '사랑'의 확장일 수 있다.
우리는 그들의 감정이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


6. 오해와 진실: 우리는 얼마나 편견을 갖고 있는가

우리는 얼마나 이들에게 편견을 갖고 있는가

오브젝토필리아(Objectophilia)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대부분 차가운 조롱과 불편한 시선으로 가득 차 있다.


“정신병이다”, “변태다”, “이상한 사람이다”라는 말들은 이들의 경험을 단순화하고 왜곡하는 감정 없는 낙인(labeling)일 뿐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이들이 정말 ‘이상해서’ 사물을 사랑하는 것인지, 혹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을 쉽게 병리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갖는 대표적 편견과 그 실체


편견 ① "그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 아니야?"

반박:
물론 일부는 집착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지만, 다수 OS 성향자들은 대상을 진정한 연애 감정과 같은 방식으로 느끼고, 존중하며, 일관되게 헌신한다.


오히려 일시적인 집착보다 더 오래 유지되는 감정적 안정 관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편견 ② "말도 안 되는 행동, 그건 그냥 정신질환이지."

반박:
정신질환은 ‘고통’과 ‘기능 장애’가 기준이다.


그러나 많은 OS 성향자들은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며, 스스로를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들의 감정은 타인보다 더 진지하고 체계적이다.

마치 동성애가 한때 정신질환 분류에 있었던 것처럼, ‘익숙하지 않음’은 병리의 근거가 될 수 없다.


편견 ③ "사물은 감정이 없는데 어떻게 사랑해?"

반박:
사랑은 반드시 ‘상호 반응’이 있어야만 성립하는가?


인간도 종종 상대의 반응보다 ‘내 감정과 판타지’에 더 몰입할 때가 많다.


게다가 OS 성향자들은 사물을 의인화하고, 감정을 투사하며, 관계 시뮬레이션을 통해 충분한 감정 교환을 느낀다.


왜 우리는 이런 편견을 갖게 되는가?

심리 요인 설명
정상성 편향(Normalcy Bias) 익숙하지 않은 것을 비정상으로 인식하려는 경향
인지적 단순화(Cognitive Heuristic)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해석
이질감 회피(Aversive Discomfort) 감정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경험에 거리 두기
대중 매체의 왜곡적 보도 “에펠탑과 결혼” 같은 자극적 사례만 반복 소비됨

❝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을 조롱하거나 진단하려 들기보다, ‘어떻게 이런 감정이 생겼을까’를 묻는 자세가 심리학의 시작이다. ❞


우리가 가져야 할 시선

  • ‘정상’의 범위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바뀌어 왔다.
    동성애도, 비혼주의도, 비연애주의도 모두 한때는 이상으로 취급되었다.
    지금 오브젝토필리아에 대한 시선도 역사적 편견의 연장선일 수 있다.
  • 이들은 사람과의 관계를 거부한 게 아니라, 자신에게 더 맞는 연결 방식을 선택했을 뿐이다.
  • 우리는 ‘공감하지 못하는 감정’도 존중할 수 있는 감정 근육을 키워야 한다.
 

❝ 오브젝토필리아를 이해하는 일은 곧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다채롭게 존재하는지를 인정하는 일이다. ❞


요약  : 사물에 사랑을 느끼는 심리, 핵심 포인트

구분 내용 요약
정의 비인간 대상(건물, 구조물, 기계 등)에 낭만적·성적 감정을 느끼는 심리 성향
대표 사례 에펠탑과 결혼한 여성, 기차·비행기·베란다 난간과 감정적 관계를 맺은 이들
심리적 배경 회피형 애착, 감정 투사, 의인화, 감각 기반 애착, 인간관계 회피 성향
정신의학적 위치 일부는 파라필리아로 간주되지만, 다수는 정체성 기반의 성적 지향으로 해석
사회적 편견 정신질환으로 낙인되거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함
새로운 시선 다양성과 감정의 확장으로 이해하려는 심리학적·사회문화적 흐름이 확산 중

사랑의 기준은 언제부터 '사람'이어야 했는가?

사랑은 단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손을 잡는 일만은 아니다.


때로는 말을 하지 않는 대상과도, 반응이 없는 존재와도 깊은 감정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다.

 

오브젝토필리아는 그런 감정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다.


이들은 병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 낯설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이 사물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어디서 왔고, 어떤 욕구를 품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심리학의 역할이기도 하다.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모든 곳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