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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다른 사람의 실수는 크게, 내 실수는 작게 보이는 이유 – 자기를 중심으로 보는 뇌

by 심리학. 2025. 5. 9.

우리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합니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자꾸 실수를 하지?”


“나였으면 절대 저러지 않았을 텐데.”


반면, 내가 유사한 실수를 했을 때는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럴 수도 있지, 누구나 실수하잖아.”

 

타인의 실수에는 날카롭고,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한 태도.


이 모순적인 반응은 아주 자연스럽고,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심지어 우리는 그것을 ‘공정한 판단’이라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현상은 단순한 성격 차이나 인간관계 문제가 아니라, 우리 뇌의 기본적인 정보 처리 방식에서 비롯된 인지 편향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중심성(Egocentric bias) 또는 행위자-관찰자 편향(Actor-Observer Bias)이라고 부릅니다.


즉, 인간은 정보를 해석할 때 자신과 타인을 서로 다른 기준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늘 ‘나’가 있고,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판단하려는 뇌의 자동화된 습성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편향은 단지 판단상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관계의 오해, 갈등의 심화, 자기 성찰의 부족, 무의식적인 우월감까지도 불러일으킵니다.


타인의 실수는 성격 문제로 해석하면서, 자신의 실수는 환경 탓으로 돌리는 이중 잣대는 결국 자기 이해도 타인에 대한 신뢰도 모두 약화시키는 심리적 함정으로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가 왜 타인의 실수를 더 크게 인식하고, 자신의 실수는 더 작게 해석하는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인식의 왜곡이 인간관계와 자기 이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를 단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당신이 더 성숙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면, 그리고 더 공정한 자기 인식을 갖고 싶다면, 지금부터의 내용을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심리학,자기중심성,인지왜곡,실수,관계심리,자기합리화,공감능력,심리습관,
관찰자편향,비판적사고


목차


1. 자기중심적 사고란 무엇인가?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물론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뇌는 언제나 ‘나’를 중심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c Thinking)입니다.


자기중심성은 이기심이 아니라 인지 구조다

  • 자기중심적 사고는 흔히 이기적이거나 자기밖에 모르는 태도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인지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에 생깁니다.
  • 우리는 세상에서 자신의 내면, 기억, 감정, 의도, 맥락에 가장 많이 노출된 존재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판단할 때보다, 자신을 판단할 때 훨씬 풍부한 정황과 설명을 붙일 수밖에 없습니다.

뇌는 정보를 중심이 아닌 '자기'를 기준으로 정렬한다

  • 우리는 같은 상황을 경험해도, ‘자신이 본 것’, ‘자신이 느낀 것’, ‘자신이 의도한 것’을 중심으로 기억합니다.
  • 타인의 행동은 결과만 보지만, 자신의 행동은 과정과 배경을 함께 떠올립니다.
  • 이로 인해 자신에 대해서는 훨씬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해석을 하게 됩니다.

자기중심적 사고의 전형적인 표현들

“내 입장도 좀 생각해줘.” “그 사람은 왜 그런 걸 몰라줄까?”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절대 안 그랬을 텐데.”

 

이런 말 속에는 ‘나의 관점이 보편적이고 합리적이다’는 전제가 깔려 있으며, 바로 이 지점이 문제의 출발점이 됩니다.


자기중심성이 강화되는 상황들

  • 감정이 격해진 상황 (예: 분노, 억울함, 실망)
  • 실수를 한 직후 혹은 비난을 받을 때
  • 타인의 행동이 예상 밖일 때
  • 긴장감이 높은 경쟁 상황에서

이때 우리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사건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극대화됩니다.


결과적으로는 타인의 행동을 왜곡되게 이해하거나, 자신의 책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흘러갑니다.


심리학적 근거: 대표 이론

  • 행위자-관찰자 편향 (Actor-Observer Bias)
    → 자신은 상황 때문에 그랬다고 여기고, 타인은 성격 때문에 그렇다고 해석하는 오류
  • 자기정당화 이론 (Self-Justification)
    → 자신의 실수를 내부에서 합리화하려는 심리적 방어 기제
  • 투명성 착각 (Transparency Illusion)
    → 자신의 감정이나 의도가 남에게 ‘분명히’ 드러날 거라고 과대평가하는 경향

일상에서의 실례

  • 내가 지각했을 때: “교통이 너무 막혔어. 회의가 갑자기 잡혔잖아.”
  • 타인이 지각했을 때: “성의가 부족하네. 책임감이 없어 보여.”
  • 내가 실수했을 때: “정신이 잠깐 딴 데 가 있었어. 피곤했어.”
  • 동료가 실수했을 때: “대체 기본이 안 된 건가? 집중력이 너무 없네.”

→ 이처럼 정보의 양과 해석 방식에서 극단적인 차이가 발생하며, 이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인식의 편향입니다.


✔ 정리

자기중심적 사고는 나쁜 습관이 아니라, 인간 뇌의 정보 처리 방식에서 비롯된 보편적인 인지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자기 이해에는 관대하게, 타인 이해에는 냉정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며,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왜곡된 판단과 관계 갈등의 반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연습입니다.


2. ‘기준의 이중잣대’가 작동하는 심리

사람은 누구나 공정한 사람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정작 일상 속에서는 자신에게는 너그러우면서도, 타인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준의 이중잣대(double standards)’입니다.

 

이중잣대는 단순한 성격 차이나 나쁜 태도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가 기본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해석하고 방어하도록 작동하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기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1) 행위자-관찰자 편향

 

내가 실수했을 땐 “상황 탓”,


남이 실수했을 땐 “성격 탓”이라고 여기는 심리 오류입니다.


이것은 ‘행위자-관찰자 편향(Actor-Observer Bias)’이라고 불립니다.


내 행동은 다양한 맥락을 고려하며 이해하지만, 타인의 행동은 눈에 보이는 결과만으로 판단하는 것이죠.


2) 자기보호적 귀인

 

사람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좋은 결과는 내 능력, 나쁜 결과는 외부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자기보호적 귀인(Self-Serving Attribution)’이라고 합니다.

 

예:


“내가 잘한 건 당연히 실력이지.”


“이번 실수는 너무 운이 나빴어. 내가 잘못한 건 아니야.”


3) 의도와 맥락의 정보량 차이

 

자기 자신은 내면의 동기와 정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은 실수도 ‘이해할 수 있는 일’로 인식됩니다.


반면 타인은 그런 배경 정보 없이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 보기 때문에 실수가 더 크고 문제처럼 느껴집니다.


4) 감정의 개입

 

같은 실수도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해해줄 수 있는 실수”, 비호감인 사람에게는 “역시나 문제 있는 행동”으로 해석됩니다.


이런 감정 개입은 판단 기준을 더욱 왜곡시킵니다.


5) 비교 기준의 자기 중심성

 

우리는 ‘내 기준’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오해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처럼 생각하지 않을 때 그 사람이 틀렸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준이 절대가 아니라 ‘주관적’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상 속 예시

  • 내가 늦었을 때: “길이 너무 막혔어.”
  • 상대가 늦었을 때: “시간 개념이 없네.”
  • 내가 무례한 말투를 썼을 때: “기분이 안 좋았던 날이었어.”
  • 상대가 무례했을 때: “저 사람 원래 싸가지 없잖아.”

이처럼 우리는 같은 행동을 완전히 다르게 해석하며 자기중심적인 기준을 타인에게 그대로 적용해 버립니다.


왜 문제인가?

 

이중잣대는 자기 합리화를 강화하고, 자기성찰은 약화시키며, 타인과의 신뢰를 깨뜨리는 결과를 낳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는 멀어지고, 오해는 쌓이게 됩니다.


정리

 

기준의 이중잣대는 누구나 빠질 수 있는 심리적 자동 반응입니다.


문제는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내가 ‘객관적’이라고 착각할 때 발생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나는 지금 이 상황에서 누구에게 더 관대한가?”


“내가 이 기준을 타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입니다.

 

이 질문 하나가 더 공정한 판단, 더 깊은 관계, 더 성숙한 사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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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 실수는 합리화, 남의 실수는 확대 해석

우리는 실수라는 행위를 두고도 자신과 타인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합니다.


내가 실수했을 때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남이 실수했을 때는 “대체 왜 저런 기본적인 것도 못해?”라는 식입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우리 뇌가 작동하는 인지적 방어 시스템과 정서적 자동화 때문입니다.


1) 자기합리화의 심리 구조

 

인간은 실수를 통해 자존감이 훼손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실수를 했을 때, 자신의 실수 자체를 인정하기보다는 그럴 만한 이유나 외부 요인을 찾아 자기합리화(self-justification)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 “그날 유난히 피곤했어.”
  • “정보 전달이 애매해서 생긴 일이지, 내 잘못은 아니야.”
  • “그 정도 실수는 누구나 하지 않아?”

이런 말들은 나를 방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심리적 안전 장치입니다.

 

스스로를 변명하는 게 아니라,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반응이죠.


2) 타인의 실수에 대한 해석은 왜 더 가혹할까?

 

반면 타인의 실수에는 정반대의 해석 구조가 작동합니다.

  • “자세히 안 봐서 그런 거야.”
  • “기본 소양이 부족한 것 같아.”
  • “확실히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지네.”

이처럼 우리는 타인의 실수에는 맥락보다 결과, 과정보다 성향, 우연보다 의도를 먼저 해석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본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입니다.


타인의 행동은 그 사람의 ‘본질’에서 비롯되었다고 과도하게 일반화하는 경향입니다.


3) 의도 vs 결과, 맥락 vs 표면

 

자기 실수에 대해서는 우리는 맥락과 의도를 떠올립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그 상황이 급했으니까.”


하지만 타인의 실수에는 맥락을 생략하고 결과만 본 후, “그걸 왜 못했지? 이해가 안 되네.”라고 말하죠.

 

즉, 우리는 스스로의 실수에는 설명을 덧붙이고, 타인의 실수에는 판단을 덧붙입니다.


4) 반복되는 합리화는 성찰을 마비시킨다

 

자신의 실수를 반복적으로 합리화하게 되면 결국 다음과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 책임 회피가 습관이 되고,
  • 성장 기회를 잃고,
  •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한편, 타인의 실수를 지나치게 확대해서 해석할 경우 관계에 불신이 쌓이고, 감정적 거리가 커지며, ‘비난 중심 사고’가 형성됩니다.


5) 나에게 관대한 만큼, 타인에게도 관대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두 실수합니다.


중요한 건 실수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아니라, 실수를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느냐입니다.

 

내 실수는 인간적으로 이해하면서, 타인의 실수는 비인간적으로 비판하는 태도는 결국 나를 공감받지 못하게 만들고, 관계를 깊이 있게 만들지 못하는 벽이 됩니다.


정리

 

실수는 해석의 렌즈에 따라 잘못된 사람의 증거가 될 수도 있고, 성장할 기회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 실수에 덜 관대해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그만큼 타인의 실수에도 맥락을 부여하고, 이해의 여지를 두자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공정한 시선, 성숙한 인간관계, 그리고 균형 잡힌 자기 인식의 출발점입니다.


4. 왜곡된 인식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자기중심적인 인식, 이중잣대, 자기합리화는 단순히 개인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해석 습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서서히 약화시키고, 결국 관계의 질 자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반복되는 인식의 왜곡은 신뢰를 해치고, 오해를 키우며, 대화를 단절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1) 타인의 실수를 과장하면, 신뢰는 금이 간다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그 실수를 상황이나 일시적 착오로 보지 않고 성격적 결함이나 책임감 부족의 증거로 해석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편안하게 행동할 수 없습니다.

 

“이번 한 번이 아니라, 늘 그런 사람이야.”


“실수가 아니라 성향이야.”

 

이런 식의 일반화는 관계를 피상적으로 만들고, 상대는 방어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결국 서로 간에 정서적 안전감이 사라지고, 거리를 두는 관계로 굳어지게 됩니다.


2) 자기 실수를 축소하면, 상대는 억울해진다

 

내 실수는 늘 가볍고 정당화되는데, 상대의 실수는 크게 지적당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타인은 점점 ‘공정하지 않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 “왜 저 사람은 실수해도 괜찮고, 나는 항상 질책받지?”
  • “내 감정은 무시되고, 저 사람은 늘 자기 입장만 말하잖아.”

이런 감정은 억울함, 분노, 그리고 소외감으로 이어지고, 관계의 상호성은 깨지게 됩니다.


3)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대화가 조심스러워진다

 

한쪽이 언제나 해석권과 판단권을 가지고 있으면, 상대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어차피 말해도 내 편은 안 들어줄 거야.”


“또 내 잘못이라고 몰아갈 텐데 굳이 말을 꺼내야 하나?”

 

이렇게 말하지 않는 습관이 형성되면, 관계는 겉으로는 유지되지만, 속으로는 고립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4) 관계에서 감정의 균형이 무너진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관계란 서로가 실수를 허용하고, 때로는 이해받고, 때로는 이해해주는 감정적 균형이 존재하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인식의 왜곡이 일상화되면 한쪽은 늘 판단하고 지적하며, 다른 한쪽은 해명하고 참는 구조가 됩니다.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로감을 누적시키고, 결국 한 사람은 관계를 회피하거나 단절하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5) 감정의 분리: 함께 있어도 멀어지는 느낌

 

왜곡된 해석 습관은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듣기보다는 해석하고 판단하는 데 집중하게 만듭니다.

 

이럴 경우, 함께 있어도 심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느낌, 즉 ‘정서적 분리’ 상태가 지속됩니다.

  • 말은 주고받지만, 의미는 통하지 않고
  • 표정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멀어지는 상태

이러한 ‘겉 친함 속 고립’은 특히 부부, 친구, 가족 관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감정적 붕괴 형태입니다.


정리

 

왜곡된 인식은 내가 보기엔 ‘작은 해석 차이’일지 몰라도, 상대방에게는 존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관계의 증거로 인식됩니다.

 

진짜 성숙한 관계란 실수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석의 기준을 서로에게 공정하게 적용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자기 중심적 해석을 내려놓는 그 순간, 비로소 우리는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5. 더 공정하게 세상을 보는 훈련법

왜곡된 인식은 누구나 빠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심리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두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계의 질, 자아 성장, 삶의 만족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내 실수와 타인의 실수를 더 균형 있게, 내 입장과 타인의 입장을 더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정답은 '생각의 자동화'에서 벗어나 의식적 사고의 개입을 훈련하는 것입니다.


1) 타인의 행동을 해석하기 전에 '상황'부터 떠올리기

 

누군가의 실수를 보았을 때 곧바로 “저 사람은 왜 저래?”라고 생각하는 대신 “혹시 어떤 상황이었을까?”라고 질문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타인을 무조건 이해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당장의 감정적 판단을 유보하는 사고 훈련입니다.

 

자주 써볼 수 있는 문장:

  • “나라도 저 상황이면 비슷했을 수도 있어.”
  • “그럴 수 있는 맥락이 있었을지 몰라.”

이런 문장은 분노보다 이해, 평가보다 관찰의 태도를 키워줍니다.


2) 자기 판단을 5초만 늦춰보기

 

어떤 사람의 말이나 행동에 불쾌함을 느낀 순간,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5초만 더 지켜보자'는 식으로 판단을 늦춰보세요.

 

그 짧은 여유가 감정적 자동 반응을 줄이고,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틈을 만들어줍니다.

 

이 습관은 관계에서의 후회를 줄이고, '그땐 왜 그랬을까'를 '그땐 잘 참았어'로 바꿔주는 힘이 있습니다.


3) 자신의 실수도 타인의 눈으로 바라보기

 

내가 실수했을 때, 정당화하려는 충동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때 “지금 이 상황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라고 묻는다면 자기 객관화(self-distancing)의 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훈련은 자존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더 정확하게 성찰하게 해줍니다.


4) 잘못을 지적할 때 '의도'가 아닌 '영향'에 초점을 맞추기

 

누군가의 실수나 행동에 피드백을 줄 때 “왜 그렇게 했어요?”보다는 “그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중심으로 말해보세요.

 

이 방식은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 가능한 대화를 만들어줍니다.


이는 갈등을 줄이고, 관계 안에서 공정성을 실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5) 나에게 관대한 만큼, 타인에게도 관대하자

 

내 실수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타인의 실수에도 그 말 한마디를 나눠줄 수 있어야 합니다.

 

공정함이란 단지 판단을 잘하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 안에서 나와 타인에게 동일한 여유를 부여하는 태도입니다.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들

  • 지금 나는 누구에게 더 관대한가?
  • 이 상황을 타인이 겪었다면, 나는 똑같이 해석할 수 있을까?
  • 지금 내 판단은 감정의 영향 아래 있는가, 사고의 선택인가?

이런 질문은 자기 사고를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리는 정신적 성숙의 도구입니다.


정리

 

더 공정하게 세상을 본다는 것은 완벽하게 중립적이거나 냉정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내가 빠질 수 있는 해석의 기울어짐을 인식하고, 그 균형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매일 조금씩 반복하라는 것입니다.

 

그 반복이 쌓일수록 우리는 더 신뢰받는 사람, 더 깊은 관계를 맺는 사람, 그리고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요약 정리

우리는 누구나 ‘나’를 기준으로 세상을 해석합니다.


이런 자기중심적 인식은 인간의 뇌 구조상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결과는 때때로 타인에 대한 과도한 비판과 자신에 대한 과도한 관용으로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 다룬 핵심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보(의도, 맥락, 감정)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같은 실수도 타인보다 더 관대하게 해석한다.
  • ‘기준의 이중잣대’는 자기방어와 자존감 유지라는 심리 기제에서 비롯되며, 타인에게는 성격을 탓하고, 자신에게는 상황을 핑계로 든다.
  • 자기 실수는 합리화하고, 남의 실수는 확대 해석하는 과정은 관계 내 신뢰, 공감, 정서적 안정감을 무너뜨리는 요인이 된다.
  • 왜곡된 인식을 줄이기 위해서는 타인의 상황을 먼저 떠올리기, 판단 유예하기, 자기 관점 벗어나보기 등의 의식적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의 핵심은 ‘생각의 자동 반응’을 ‘선택된 사고’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중심에는 늘 ‘나’라는 기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과연 누구에게도 옳은 기준일까요?

 

혹시 그 기준은 나에게는 부드럽고, 타인에게는 날카롭지는 않았을까요?

 

공정하다는 것은 완벽하게 옳은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아닙니다.


나의 해석이 흔들릴 수 있음을 알고, 그 틈을 인정할 줄 아는 태도입니다.

 

나의 실수에 베푸는 이해만큼, 타인의 실수에도 여유를 허락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심리적 균형이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입니다.

 

결국 더 공정하게 세상을 본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내 눈의 렌즈를 닦는 일입니다.

 

오늘, 그 렌즈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