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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왜 아이는 거짓말을 할까? 처벌보다 먼저 필요한 부모의 이해

by 심리학. 2025. 4. 28.

“나 안 했어!”


“모르겠어.”


“그건 동생이 그랬어…”

 

아이의 첫 거짓말을 들었을 때, 부모는 당황하거나 배신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꾸짖음이 아니라, 이해와 해석입니다.

 

아이의 거짓말은 단순히 '나쁜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
  • 감정을 숨기려는 신호,
  • 혹은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는 성장의 징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 아이들이 왜 거짓말을 시작하는지,
  • 거짓말 뒤에 숨어 있는 심리는 무엇인지,
  •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를 발달심리학과 감정 이해의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목차

1. 아이의 거짓말, 언제부터 시작될까?

2.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심리적 이유

3. 부모가 흔히 하는 잘못된 대응

4.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 대화법


1. 아이의 거짓말, 언제부터 시작될까?

아이의 거짓말은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됩니다.


발달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만 2세 후반에서 3세 사이에 최초로 의도적인 거짓 표현을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의 거짓말은 어른들의 거짓말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의도적으로 타인을 속이려는 악의적 행위가 아니라,

  • 자기 보호,
  • 상상과 현실 구분의 미숙함,
  • 감정 표현의 방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언어 발달과 자아 인식의 변화

  • 만 2세~3세: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급격히 발달합니다.
    동시에 자기 인식(self-awareness), 즉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독립된 존재다."
    라는 감각이 강화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아이는

  • "내가 아는 것"과
  • "남이 아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마음 이론(Theory of Mind)" 발달이라고 부릅니다.

→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모를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의도적인 사실 왜곡이 가능해집니다.


초기 거짓말의 특징

  1.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아이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진심으로 믿고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인형이 진짜로 나랑 말했어."
  • "나는 오늘 하늘을 날았어."
  1. 자기 보호를 위한 미숙한 시도다
    실수했거나 혼날 상황에서, 당장의 불편함을 피하고 싶어 사실을 부정할 수 있습니다.
    • "나 아냐! 동생이 그랬어."
  2. 감정 욕구를 반영한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거짓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 "선생님이 나만 칭찬했어." (과장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말함)

오해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이의 초반 거짓말은 윤리적 문제라기보다, 인지 발달과 정서 발달의 일부로 이해해야 합니다.

  • 거짓말했다고 바로 ‘나쁜 아이’로 낙인찍지 말 것
  • 거짓말을 ‘왜 했는가’에 대한 감정적 배경을 이해하려 할 것
  • 거짓말을 솔직하게 고백했을 때는 칭찬과 긍정적 강화를 줄 것

핵심 요약

  • 아이들은 2~3세 무렵부터 거짓말을 시작할 수 있다.
  • 초기 거짓말은 대부분 상상력과 현실 구분 미숙, 자기 보호 본능, 인정 욕구 때문이다.
  • 부모는 거짓말을 비난하기보다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신호로 바라보고 다뤄야 한다.

2.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심리적 이유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악하거나 버릇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거짓말은

  • 자신을 보호하고 싶거나,
  •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거나,
  • 불안을 피하고 싶을 때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입니다.

아이의 거짓말을 이해하려면, 그 행동 뒤에 숨은 심리적 동기를 읽어야 합니다.


1) 처벌 회피 — 두려움에서 비롯된 거짓말

아이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사실을 숨길 수 있습니다.


특히 실수했거나 규칙을 어겼을 때, 혼날 것 같은 불안감이 거짓말로 이어집니다.

 

예시:

  • 엄마가 "과자 먹지 말랬지?"라고 물었을 때
  • 입가에 과자가 묻어 있음에도 "안 먹었어."라고 답하는 경우

심리:

  • "나는 혼나는 게 너무 무서워."
  • "지금은 진실보다 안전이 더 중요해."

2) 관심 끌기 — 사랑받고 싶어서 꾸며낸 이야기

부모나 주변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을 때, 아이들은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꾸며진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예시:

  •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만 특별히 칭찬했어."
  • (실제로는 다 함께 칭찬받았을 뿐인 상황)

심리:

  • "나도 특별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 "내가 주목받는 걸 느끼고 싶어."

3) 기대 부응 —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거짓말

부모의 기대가 클수록, 아이들은 그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으려 사실을 숨기거나 바꿔 말합니다.

 

예시:

  • 숙제를 안 했지만 "다 했어."라고 말하기
  • 시험 점수가 나빠도 "점수 안 나왔어."라고 숨기기

심리:

  •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 "사랑받기 위해 완벽해야 해."

4) 자존감 방어 — 실수나 실패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아이들은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이 자신의 '존재 가치'까지 부정당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실수를 숨기거나 다른 사람 탓을 하기도 합니다.

 

예시:

  • 물건을 망가뜨리고 "동생이 그랬어."라고 핑계 대기

심리:

  • "내가 부족하거나 실수하는 걸 인정하면 너무 부끄러워."
  • "나는 여전히 좋은 사람이고 싶어."

5) 현실 왜곡 — 상상과 믿음이 섞인 거짓말

어떤 경우, 아이들은 현실을 그대로 말하는 것보다 자신이 믿고 싶은 이야기를 무의식적으로 선택합니다.

 

예시:

  • 실제로는 쓰러진 건 자기 실수인데 "의자가 갑자기 넘어졌어."라고 주장하기

심리:

  • "내가 실수한 게 아니라 외부 상황 때문이라고 믿고 싶어."
  • "그렇게 믿어야 내 마음이 편해."

정리: 거짓말은 감정의 방어 기제

아이의 거짓말은 본질적으로

  • 두려움,
  • 인정 욕구,
  • 사랑받고 싶은 마음 같은 감정적 욕구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행동입니다.

거짓말을 단순히 나쁜 행동으로만 보지 않고, 그 숨은 심리와 욕구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지도와 성장을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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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모가 흔히 하는 잘못된 대응

아이의 거짓말을 접했을 때, 부모는 충격이나 실망, 분노를 느끼기 쉽습니다.


이 감정에 휩쓸려 즉각적인 처벌이나 비난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거짓말이 더 심화되거나 아이의 심리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올바른 반응을 위해, 먼저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1) "거짓말하면 나쁜 사람이야." — 도덕적 낙인찍기

  • 문제점
    아이를 ‘거짓말쟁이’라는 부정적 정체성으로 몰아갑니다.

→ 아이는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보다, 스스로를 나쁜 존재로 인식하고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 약화됩니다.

  • 심리적 부작용
    "나는 원래 나쁜 아이라서 거짓말을 하는 거야."
    자책 또는 반항 심리가 강화될 수 있습니다.
  • 대체할 반응
    "네가 사실과 다르게 말했구나. 무서운 마음이나 걱정이 있었겠지? 네 마음을 먼저 알고 싶어."

2) "혼날까봐 거짓말했지? 더 혼나야겠다." — 처벌로 겁주기

  • 문제점
    거짓말을 솔직하게 인정할 기회를 차단합니다.
    → 아이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 더 교묘한 거짓말을 배우게 됩니다.
  • 심리적 부작용
    "정직하게 말하면 더 큰 벌을 받는다."
    → 방어적 거짓말 강화
  • 대체할 반응
    "사실을 말해준다면, 어떤 실수라도 같이 해결할 수 있어. 엄마 아빠는 너를 돕고 싶어."

3) "넌 왜 자꾸 거짓말을 하니?" — 비난과 인격 비판

  • 문제점
    거짓 행동을 문제 삼는 대신, 아이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습니다.
    → 아이는 자기 존재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받아들이고, 방어적 성향이 강화됩니다.
  • 심리적 부작용
    "나는 항상 문제가 있는 아이다."
    자존감 손상, 정직성 위축
  • 대체할 반응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까?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듣고 싶어."

4) "또 거짓말했어! 실망이야." — 감정적 압박주기

  • 문제점
    부모의 실망을 강조하면, 아이는 죄책감이나 수치심에 짓눌립니다.
    → 감정적 부담으로 인해 거짓말을 숨기려는 성향이 강화됩니다.
  • 심리적 부작용
    "나는 엄마 아빠를 계속 실망시키는 사람이다."
    → 정직에 대한 불안감 증가
  • 대체할 반응
    "네가 솔직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라 생각해. 같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자."

5) "네가 거짓말을 하니까 믿을 수가 없어." — 신뢰 단절 선언

  • 문제점
    일회성 거짓말을 관계 전체의 신뢰 위기로 연결합니다.
    → 아이는 “어차피 신뢰를 잃었으니 포기한다”는 심리에 빠질 수 있습니다.
  • 심리적 부작용
    "나는 신뢰받을 수 없는 아이다."
    → 부모와의 정서적 거리 증가
  • 대체할 반응
    "어떤 상황에서도 엄마 아빠는 네 편이야. 다만 서로 믿기 위해 솔직한 대화가 필요해."

핵심 요약

  • 비난, 낙인, 처벌, 감정적 압박은 아이의 정직성을 키우지 못합니다.
  • 거짓말을 했던 상황과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이해하고,
  • 실수를 고백하는 것이 안전하고 지지받는 행동임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4.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 대화법

아이의 거짓말을 변화시키려면, 거짓말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 거짓말 이면에 있는 감정과 욕구를 읽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공감적 대화는

  • 아이의 방어심을 풀고,
  • 정직을 안전한 선택으로 만들며,
  • 부모와 아이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핵심 도구입니다.

공감 대화 기본 원칙

  1. 행동 대신 감정을 먼저 본다
  2.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감정을 인정한다
  3. 사실을 바로잡기보다 아이의 욕구를 이해한다
  4. 정직이 긍정적 경험이 되도록 유도한다

감정 이해 대화 공식

1단계: 관찰

→ 행동을 평가 없이 사실대로 본다.

 

2단계: 감정 추측
→ 아이가 느꼈을 법한 감정을 짐작한다.

 

3단계: 감정 언어화
→ 추측한 감정을 말로 대신 표현해준다.

 

4단계: 욕구 파악
→ 감정 뒤에 숨은 욕구를 함께 찾는다.

 

5단계: 대안 행동 제안
→ 같은 욕구를 건강하게 충족시킬 방법을 함께 찾는다.


상황별 구체적 공감 대화 예시

상황 1: 과자 몰래 먹고 "안 먹었어"라고 거짓말할 때

  • 부모 관찰: 과자가 없어진 것을 확인
  • 감정 추측: 들킬까봐 불안했을 것
  • 감정 언어화:
    "과자 먹고 싶었는데 혼날까봐 걱정됐구나."
  • 욕구 파악:
    "배고팠거나 간식을 너무 먹고 싶었겠구나."
  • 대안 제안:
    "다음부터는 엄마한테 솔직히 말하고 같이 정해보자. 간식 시간은 따로 정할 수 있어."

상황 2: 숙제 안 했는데 "다 했어"라고 거짓말할 때

  • 부모 관찰: 숙제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
  • 감정 추측: 지적당하는 게 두려웠을 것
  • 감정 언어화:
    "숙제를 못 끝내서 걱정됐구나. 엄마가 실망할까봐 겁났을 수도 있겠어."
  • 욕구 파악:
    "노력하는 모습을 인정받고 싶었겠구나."
  • 대안 제안:
    "솔직히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부족한 부분은 같이 도와줄게."

공감 대화할 때 주의할 점

  • 즉각적인 판단 금지
    (거짓말 = 나쁜 행동 → 잘못된 평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감정과 행동 분리
    (화가 나는 것은 이해하되, 때리거나 소리지르는 행동은 지도해야 합니다.)
  • 솔직함을 강화하기
    (사실을 말했을 때 부드럽게 격려하고, 고백하는 것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정해줍니다.)
  • 비교, 비난 금지
    ("다른 아이들은 안 그런데"라는 비교 발언은 아이를 위축시키고 방어적으로 만듭니다.)

마무리

아이의 거짓말은

  • 숨기려는 행동 자체를 비난하기보다는,
  • 숨겨진 감정과 욕구를 읽어주는 방식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공감적 대화는 아이에게

  • 정직해도 괜찮다는 신뢰,
  • 실수해도 사랑받는다는 안정감,
  • 감정을 표현하는 건강한 방법
    을 가르치는 최고의 심리적 훈련입니다.

"아이의 거짓말을 다루는 방식이, 아이의 자존감과 정직성을 결정한다."


 

5. 실천 전략 요약

아이의 거짓말을 건강하게 다루기 위해 부모가 기억해야 할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천 전략

  • 거짓말은 감정 신호로 본다
    비난보다, 아이의 불안·두려움·인정욕구를 먼저 이해한다.
  • 감정 읽기 대화법을 사용한다
    "무슨 마음이었을까?"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로 시작한다.
  • 정직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만든다
    사실을 말했을 때 부드럽게 인정하고, 안전감을 준다.
  • 처벌보다 대화에 초점을 맞춘다
    거짓말을 했다고 바로 처벌하지 않고, 상황을 함께 해결한다.
  • 실수를 허용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잘못해도 사랑받는다는 확신이 정직성을 키운다.

아이의 거짓말은 단순한 버릇이나 악의가 아니라,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는 미숙한 시도입니다.

 

거짓말을 혼내거나 낙인찍는 대신, 그 뒤에 숨겨진

  • 두려움,
  • 인정 욕구,
  • 실망에 대한 불안을
    읽어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 감정을 먼저 읽고,
  • 공감하고,
  • 정직을 안전하게 느끼게 해줄 때,
    아이들은 스스로 솔직함을 선택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고, 솔직하면 더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거짓말은 고쳐야 할 행동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읽어야 할 신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