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더 끌려.”
“싼 건 괜히 불안해.”
“비싸니까, 분명 이유가 있겠지.”
이처럼 우리는 제품의 기능이나 스펙을 따지기도 전에 가격만 보고 그 가치를 추측하곤 한다.
특히 고소득층, VIP 소비자일수록 이 경향은 더 강하다.
이 글에서는 ‘비싼 게 더 나은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 즉 가격 프리미엄 효과의 심리적 원리를 분석하고, 이를 실제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본다.
목차
1. 고가 제품이 더 신뢰받는 이유
2. ‘가격=가치’로 해석하는 인간의 뇌
3. 고가가 오히려 만족감을 높이는 이유
4. 소비 심리학에서의 ‘베블런 효과’
5.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심리를 활용하는 전략
1. 고가 제품이 더 신뢰받는 이유
“값이 이렇게 나가는데, 설마 안 좋겠어?”
“가격을 보면 브랜드의 ‘급’이 보인다.”
우리는 종종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사용 경험이나 성능 검토 없이, 단지 가격만으로 그 품질을 ‘신뢰’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인간 심리의 자동화된 인지 메커니즘에 따른 결과다.
① 인지적 귀속 오류: ‘비싸니까 품질도 높을 것이다’
인지적 귀속 오류(Attribution Bias)란 명확한 정보를 알 수 없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단서를 근거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을 말한다.
→ 가격은 제품이 갖는 ‘가장 즉각적이고 명확한’ 정보 중 하나다.
→ 그래서 소비자는 “비싸다 = 고품질이다”라는 간단한 공식으로 의사결정을 빠르게 마무리한다.
이는 특히 선택지가 많은 상황, 혹은 비교가 어려운 고관여 제품에서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 ‘심리적 단축키’ 역할을 한다.
②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의 신뢰 지표
고가 제품은 대부분 전문적, 복잡하거나 비교가 어려운 분야에 속한다.
- 고급 시계, 오디오, 의료 서비스, 수제 가구, 심지어 와인까지
→ 소비자가 성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이럴 때 가격은 브랜드가 자신감을 가지고 제시하는 신뢰의 신호로 작용한다.
이는 경제학의 신호이론(signal theory)에서도 설명된다.
고가 = 이 제품에 자신 있다는 브랜드의 무언의 주장 → 소비자는 “싼 제품은 실패해도 이해되지만, 비싼 제품은 그럴 리 없다”는 역보상 심리를 갖게 된다.
③ 진화심리학 관점: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 기준’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인류는 위험을 회피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험적으로 성공 확률이 높은 선택지를 본능적으로 선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수렵 시대: 가장 강한 부족장이 쓰는 도구 = 믿을 만한 도구
- 현대: 가장 비싼 물건 = 다수가 신뢰한 것 = 실패 확률이 낮은 선택
즉, 비싼 제품을 선택하는 심리는 단순히 품질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선택이 실패하지 않을 확률을 높이는 전략적 판단”인 것이다.
④ 자기 가치 투영: “나는 이런 걸 쓸 만한 사람이다”
가격은 단지 제품의 정보가 아니다.
소비자의 자아(self-image)를 반영하는 심리적 거울이다.
- “내가 이걸 살 수 있다는 건, 내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
- “내 선택이 싸구려일 리 없다”
- “이 제품이 좋다는 건, 내가 보는 눈이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심리는 특히 고소득층과 VIP 고객에게 강하게 작동한다.
→ 이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동시에
→ 자기 신뢰감, 판단력, 안목에 대한 확신도 함께 사고 있는 셈이다.
⑤ 사회적 비교 기반 신뢰: '비싼 걸 쓰는 사람들은 다르다'
고가 제품은 종종 사회적 지위, 신분, 문화 자본과 연결되어 있다.
이때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이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이런 급이다”라는 사회적 상징(signifier)이 된다.
- “명품백을 들고 있는 사람 = 신뢰할 수 있는 취향과 능력 보유자”
- “5성급 호텔을 예약하는 사람 =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사람”
→ 이런 상징이 누적되면, 고가 제품은 개인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인증된 신뢰 대상으로 전환된다.
정리하자면
고가 제품이 더 신뢰받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인지적 단축키: 가격은 판단을 단순화하는 첫 번째 단서
- 정보 불균형 상황의 신호: 가격이 브랜드의 자신감을 대신 설명
- 생존 본능 기반의 판단: 실패하지 않을 확률에 돈을 건다
- 자기 정체성 투영: 나 자신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가격을 활용
- 사회적 상징 작용: 고가는 곧 신뢰받는 사람의 선택이라는 믿음
가격은 정보가 아니라 믿음이며, 고가는 단순히 수치를 넘어 신뢰 그 자체가 된다.
2. ‘가격 = 가치’로 인식하는 인간의 뇌
사람은 제품의 실제 가치(actual value)가 아니라 그것이 주는 심리적 해석(perceived value)을 기준으로 소비 결정을 한다.
이때 가장 강력한 ‘가치 암시 장치’는 바로 가격이다.
① 뇌는 가격을 ‘기대 수준의 신호’로 처리한다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 연구에 따르면, 뇌는 제품을 평가할 때 제품 그 자체보다 ‘가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 대표 실험:
MIT와 Stanford의 공동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같은 와인을 두고 한 그룹에겐 “10달러짜리”, 다른 그룹에겐 “90달러짜리”라고 말했을 때, 고가 와인을 마신 그룹에서 더 높은 만족도와 뇌의 쾌락 중추(전측 대상피질)의 활성이 관찰됨.
결론:
가격은 뇌가 ‘기대를 조정하는 수치’로 받아들이며, 그 기대가 실제 경험의 쾌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② 기대 가치(EV)가 실제 경험을 결정한다
기대이론(Expected Value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치’에 대한 기대치로 행동한다.
가격이 높다는 것은 곧 “이 제품은 기대할 만한 무언가를 줄 것이다”라는 심리적 프라이밍으로 작동한다.
→ ‘고가=가치가 클 것’이라는 전제
→ 구매 전부터 가치가 ‘확정된 것처럼’ 느껴짐
→ 체험 자체도 기대에 맞게 해석됨
이것이 바로 가격이 실제 제품 이상의 ‘심리적 체험’을 만들어내는 원리다.
③ 가격이 ‘투자’라는 심리적 프레임을 만든다
심리적으로 우리가 돈을 많이 쓸수록, 그 제품에 더 높은 기대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인간의 손실 회피 성향(loss aversion)과 연결된다.
- “이 정도 투자했으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지.”
- “이건 싸게 산 게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자야.”
- “비싸게 산 만큼 더 잘 써야겠어.”
→ 이처럼 가격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 ‘자기 정체성과 가치 판단이 개입된 투자’로 심리적 성격이 바뀐다.
④ 가격은 ‘사회적 가치’로도 해석된다
사람은 혼자서 소비 결정을 하지 않는다.
특히 고가 소비에서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고려한 가치 인식이 개입된다.
- “이 가격이면 누가 봐도 고급일 거야”
- “이건 나만 좋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모두가 좋다고 여길 물건”
- “내가 이걸 쓰고 있다는 건, 나 자신을 어떻게 보여주고 싶은지를 반영하는 거야”
즉, 가격은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복합적 가치 평가 장치로 작동한다.
⑤ 가격은 ‘경험의 의미’ 자체를 재정의한다
프랑스 소비심리학자 장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소비는 단지 물건의 사용이 아니라, 그 물건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대한 상징적 행동이다”라고 했다.
고가 제품은 단지 사용 가치만 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안목, 선택, 위치, 태도’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 이처럼 가격은 소비자의 뇌에서
→ ‘물건의 속성’을 넘어, 경험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의미 코드로 작용한다.
정리하자면
- 인간의 뇌는 가격을 단순한 숫자가 아닌 **‘가치의 신호’**로 해석한다
-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 실제 경험의 만족도도 함께 올라간다
- 가격이 클수록 소비자는 그것을 투자, 사회적 상징, 의미 부여 행위로 인식한다
- 결국 가격은 뇌의 해석 프레임을 바꾸는 트리거이자,
고가 소비를 정당화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근거가 된다
우리는 비싼 제품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가격을 통해 자신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3. 고가가 오히려 만족감을 높이는 이유
고가의 제품을 산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인다.
왜일까?
이것은 가격이 높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적 정당화 장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① 인지 부조화 해소: “비싸게 샀으니, 분명 가치가 있다”
인지 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에 따르면, 사람은 두 개의 상충하는 감정이나 정보가 존재할 때 심리적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인식을 조정한다.
고가 제품 구매 직후에는 다음과 같은 심리가 동시에 작용한다:
- “너무 비싼 걸 산 건 아닐까?”
-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걸까?”
→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 우리는 제품의 장점만을 주목하고,
→ 단점을 무의식적으로 무시하며,
→ “정말 잘 샀다”고 스스로를 설득하게 된다.
이 과정은 곧 실제 만족감 증가로 이어진다.
② 후속 정당화(Post-Purchase Justification):
소비 이후의 자기 가치 방어
비싼 소비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자기 선택에 대한 신뢰를 걸고 내린 결정이다.
따라서 구매 이후에는 그 선택을 스스로에게 ‘방어’할 필요가 생긴다.
- “이 브랜드는 서비스가 확실해”
- “싸구려랑은 다르게 디테일이 살아 있어”
- “오래 쓸 수 있으니 결국 가성비 좋은 거야”
이처럼 구매 후 스스로 내리는 해석이 긍정적일수록, 그 제품에 대한 애착과 만족도도 함께 증가한다.
→ 심리학적으로 고가 소비는 ‘물건 구매’가 아니라 ‘자기 선택의 확신’에 투자하는 행위다.
③ 소비자의 역할 변화: 고객이 아닌 ‘가치 지지자’가 된다
고가 제품을 소유한 소비자는 그 브랜드나 상품에 대해 ‘소비자’에서 ‘지지자’로 정체성이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 “이 제품은 왜 좋은지 설명해줄게”
- “비싸지만 쓸 만한 이유가 있어”
- “이 브랜드를 모르는 건 취향이 부족한 거야”
→ 이처럼 소비자는 고가 제품에 대해
→ 심리적 주인의식과 방어적 애착을 가지게 되며,
→ 그것이 ‘더 높은 만족감’으로 연결된다.
비싼 제품을 산 사람일수록, 그 제품을 칭찬할 이유를 더 많이 찾는다.
④ 선택 희소성의 프라이밍: “이건 아무나 살 수 없어”
고가 제품은 대부분 희소성과 연결된다.
- 구매 대상이 제한된다
- 유통 채널이 한정적이다
- 가격이 진입 장벽을 만든다
이로 인해 구매자는 무의식적으로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소비 경험을 해석하게 된다.
→ 나만의 제품이라는 심리가 생기고
→ 그 심리는 ‘높은 개인적 만족감’으로 전환된다
→ “비싸긴 하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 이것은 경제적 거래를 정서적 우월감으로 재해석하는 심리 작용이다.
⑤ 고가 소비의 ‘자기 정체성 강화’ 효과
프리미엄 제품은 그 자체로 개인의 정체성, 신념, 안목, 미적 기준을 반영한다.
- “나는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다”
- “나는 남들과 다른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 “나는 이 정도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은 소비자에게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정체성 일관성(Self-Consistency)을 제공한다.
→ 이때의 만족은 단순히 제품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 ‘나라는 사람에 대한 만족’으로 승화된다.
정리하자면
사람들이 비싼 제품에서 더 높은 만족을 느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인지 부조화 해소: 비싼 만큼 좋은 이유를 찾으려는 심리
- 후속 정당화: 자기 선택에 대한 신뢰 확보
- 지지자 프레이밍: 고객에서 가치 옹호자로의 전환
- 희소성 인식: 나는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해석
- 정체성 반영: 소비를 통해 자기 효능감과 자아 일관성 강화
결국 고가 소비는 제품 만족을 넘어 자기 확신과 자기 표현의 심리적 플랫폼이 된다.
4. 소비 심리학에서의 ‘베블런 효과’
경제학에서는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줄어든다고 본다.
그러나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는 이 공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현상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 패턴.
이는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사회적 신호(social signaling)로 작동하는 심리적 소비 구조를 반영한다.
① 베블런 효과란 무엇인가?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Thorstein Veblen)은 1899년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상류층이 보여주는 ‘과시적 소비(Conspicuous Consumption)’를 설명하며 이 개념을 제시했다.
- 상류층은 생존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계층을 드러내기 위한 소비를 한다.
→ 고가의 물건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 ‘나는 이런 걸 살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상징이 된다.
② 왜 사람들은 비쌀수록 더 사고 싶어지는가?
이는 가격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장치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 “싸구려와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 “이건 나만이 누릴 수 있는 것”
- “많은 사람이 못 사는 걸 산다는 게 곧 나의 위상”
이때 소비자는 기능이 아닌 ‘상징성(symbolism)’을 소비하고 있으며, 이 상징성은 가격이 높을수록 더 강하게 작동한다.
③ 고가 소비는 ‘정체성 신호 시스템’이다
베블런 효과는 단지 허영심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심리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욕구가 있다:
- 사회적 인식 욕구: 나는 누구인가를 타인에게 설명하고 싶다
- 차별화 욕구: 나는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 소속 욕구: 특정 계층, 브랜드 커뮤니티에 포함되고 싶다
고가 소비는 이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심리적 신호 시스템이며, 그 신호의 강도는 ‘가격’으로 측정된다.
④ 브랜드가 베블런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의도적으로 이 심리 구조를 활용해 ‘고가 → 사회적 상징화’ 전략을 구사한다.
-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할인은 브랜드 위계를 흐릴 수 있기 때문 - 한정판을 활용한다:
수량 제한은 가격 이상의 희소성과 독점 욕구 자극 - ‘당신만을 위한’ 마케팅 언어:
VIP 초청장, 사전 예약, 회원 전용 공간 → ‘선택된 사람’ 프레임 강화
→ 이 모든 전략은
→ “당신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심는 장치다.
⑤ 현대적 베블런 소비: SNS와 디지털 과시
과거의 베블런 소비가 실물 중심 과시였다면, 현대의 프리미엄 소비는 SNS를 통한 ‘디지털 과시’로 진화했다.
- 명품 인증샷
- 비즈니스석 탑승 브이로그
- 고급 레스토랑 위치태그, 한정판 언박싱 영상 등
→ 이처럼 소비는 물리적 기능보다
→ 사회적 스토리텔링의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 비싼 가격은 이야깃거리와 주목 받을 만한 자격을 부여한다.
정리하자면
-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높을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소비자 심리 현상이다
- 이 효과는 사회적 차별화, 지위 과시, 집단 소속 욕구에서 비롯된다
- 고가 제품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정체성의 기호로 작용한다
- 브랜드는 가격, 희소성, 언어로 이 심리를 강화하고 유도한다
- 현대 소비는 기능보다 이야기와 상징, 사회적 인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베블런 소비는 비이성적이 아니라, 매우 정교한 심리적 소통 방식이다.
5.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심리를 활용하는 전략
프리미엄 마케팅은 단순히 가격을 높게 설정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 제품이 비싼지”보다, “왜 이 제품이 비쌀수록 더 갖고 싶어지는지”를 설계하는 심리 전략이다.
소비자 심리를 정교하게 자극하면 비싸다는 불편함은 ‘정당한 상징’으로 전환되고, 가격이 곧 프리미엄의 ‘근거’로 인식된다.
아래는 실제 프리미엄 마케팅에서 활용되는 심리 전략 5가지다.
① 앵커링 효과(Anchoring): 상대적 고가 설정으로 가치를 부각시켜라
사람은 객관적인 가치 판단보다 처음 접한 정보(앵커)에 따라 이후 판단을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 전략:
- 가장 비싼 제품을 먼저 보여줘라
- 3개 이상의 가격대를 구성하되 가장 비싼 옵션이 중심 옵션의 ‘심리적 정당화’가 되도록 설정
예시:
- 메뉴판 맨 위에 25만 원짜리 와인을 넣으면 그 아래 9만 원짜리가 ‘합리적으로 보인다’
- 명품 브랜드가 VIP 리미티드 에디션을 먼저 노출하는 이유
→ 앵커 가격은 ‘그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착각’을 유도하는 심리 장치다.
② 희소성과 예외성 강조: 누구나 가질 수 없다는 프레임을 설계하라
사람은 본능적으로 희귀한 것, 접근이 제한된 것에 더 강한 소유 욕구를 느낀다.
▶ 전략:
- 한정 수량, 예약 전용, 번호표 부여
- “단 100명만 초대합니다”라는 제한적 언어
- 사전 등록 고객만 구매 가능, 인증된 회원 전용 페이지 운영
→ 희소성은 단지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 ‘나만이 이걸 가질 수 있다’는 심리적 우월감 창출 장치다.
③ 언어 프라이밍 전략: 단어 하나가 프리미엄을 결정한다
브랜드가 사용하는 언어는 소비자의 감정 해석 방향을 무의식적으로 결정한다.
▶ 전략:
- “고급”보다 “선별된”
- “비싸다” 대신 “가치를 아는 분을 위한”
- “럭셔리”보다 “당신의 시간을 증명할 무게”
→ 이런 단어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 ‘나는 이 제품에 걸맞은 사람이다’는 자기 정체성을 자극하는 장치다.
④ 가격을 드러내지 않거나 늦게 공개하라: 가격은 정보가 아닌 보상
고가 소비자는 가격 자체보다 가치를 먼저 느끼고, 가격을 ‘정당한 댓가’로 받아들이는 프레임을 선호한다.
▶ 전략:
- 가격은 제품/서비스 설명 이후 가장 마지막에 등장
- “가격 문의는 전용 컨설턴트를 통해 안내해드립니다”
- 단순한 숫자보다 스토리와 배경을 먼저 노출
→ 가격은 불편한 정보가 아니라
→ ‘감정 설득 후 마지막에 제시되는 상징적 인증 수단’으로 기능해야 한다.
⑤ 스토리텔링 기반 정당화 구조: 가격을 이야기로 풀어내라
프리미엄 소비자는 기능보다 이 제품을 통해 ‘어떤 스토리를 소비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전략:
- 장인정신, 제작 철학, 브랜드 유산을 ‘한 사람의 이야기’로 풀기
- 제품이 가진 미학, 시간, 역사, 기술의 깊이를 시각·언어로 전달
- “이건 단순한 물건이 아닙니다. 삶의 자세입니다.” 같은 메시지 구조 활용
→ 고가는 설명이 아닌 ‘공감의 이야기’가 있을 때 정당화된다.
정리하자면
프리미엄 마케팅은 심리 설계다.
비싼 가격을 비싸다고 느끼지 않도록 만들고, 오히려 그 비싼 가격이 탐나는 이유가 되도록 구조화하는 것이다.
그 전략은 다음과 같다:
- 앵커링 효과로 상대적 가치를 부각시켜라
- 희소성과 제한성으로 ‘선택받은 사람’의 심리를 자극하라
- 언어 설계로 감정의 해석 방향을 바꿔라
- 가격은 마지막에, 스토리로 감정적 기반을 먼저 쌓아라
- 브랜드 스토리로 가격이 아닌 철학을 팔아라
프리미엄은 숫자가 아니라, 스토리와 심리적 거리감으로 설계된다.
요약 정리
-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리의 뇌는 가격을 제품의 가치가 아니라 심리적 신호, 기대 프레임, 자기 정체성의 거울로 해석한다. - 고가 제품이 더 신뢰받는 이유는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1) 가격은 판단을 단순화하는 첫 번째 단서다
2)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격은 품질의 신뢰 신호다
3) 고가 소비는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4) 소비자는 가격을 통해 자기 가치를 해석한다
5) 고가 제품은 사회적 상징이 된다
- 뇌는 가격을 가치로 ‘해석’한다.
특히 기대 수준을 설정하고, 실제 체험 만족도마저 조정한다.
결국 고가는 ‘가치 있는 경험’ 그 자체를 만드는 요소다. - 고가 소비는 만족도도 높인다.
인지 부조화 해소, 후속 정당화, 정체성 강화 기제가 작동해 실제 체감 만족감도 프리미엄이 된다. -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높을수록 소비 욕구가 증가하는 사회적 상징 소비의 심리 구조다.
고가는 나를 구분 짓는 신호이며, ‘내가 누구인가’를 말하는 언어다. - 프리미엄 마케팅은 단순한 가격 책정이 아니라 심리 구조 설계다.
✔ 앵커링 가격
✔ 희소성 설정
✔ 정체성 자극 언어
✔ 가격 지연 노출
✔ 스토리 기반 정당화
이 모든 전략이 ‘비싼 걸 갖고 싶게 만드는 이유’를 만든다.
사람들은 비싼 것을 사는 게 아니다.
비싼 것을 ‘가질 만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욕망은 가격이라는 숫자에서 출발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싶은가에 대한 심리적 선언으로 귀결된다.
브랜드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왜 비싼가?"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가격에 끌리는가?"를 설계하는 것.
프리미엄의 핵심은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자기 가치의 확장'이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도 속고 있다: 마케팅 심리 트릭 7가지 (광고 심리학) (1) | 2025.04.25 |
---|---|
화장품을 살 때 꼭 속는 심리 효과 5가지 (2) | 2025.04.25 |
심리적 회복 탄력성: 투자 실패 후 다시 일어서는 법 (0) | 2025.04.25 |
나는 왜 계획한 대로 돈을 못 쓸까? 실행력 부족이 아닌 뇌의 문제 (0) | 2025.04.25 |
당신의 투자를 망치는 7가지 외부 자극: 유튜브, 커뮤니티, 친구의 말 한마디까지 (0) | 2025.04.24 |